‘공통장’을 요청하는 재일조선인 여성의 ‘자기서사’새로운 연결과 장소를 기다리는 재일조선인 여성의 말·글(1) ※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발굴한 여성의 역사.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신지영(한국근현대문학과 동아시아근현대문학·사상·역사 전공.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조교수)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그저, 공백으로만 드러나는 말·글 만약 ‘우리’에게 ‘어떤 새로움’을 듣고 표현할 도구가 없다면, 그 공백을 그저 드러내는 것도 하나의 표현이 될 수 있을까? 오래전 일이지만, 재일조선인 여성의 글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2008년 무렵 오사카 작은 단체에서 재일조선인 서클지 집회 뒷풀이가 열렸다. 김시종 시인도 함께했던 이 자리에서, 재일조선인 여성인 그/녀는 ..
‘곤경에 빠진 처녀’, 소설을 쓰다 작가 아밀 ※ 2020년 ‘따로 또 함께’ 창작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청년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의 다양한 서사를 기록합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곤경에 빠진 처녀(a damsel in distress)라는 오래된 문학적 테마가 있다. 젊은 여자(으레 미녀)가 악당이나 괴물, 마녀에게 붙들려 고통을 당하고, 영웅이 그 여자를 구하러 간다는 내용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백설 공주, 라푼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동화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나는 곤경에 빠진 처녀 테마에 오랫동안 천착했다. 아니, 뭔가에 ‘천착’한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문학적인 것 같다.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