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래피 감수성을 넘어 다양한 섹스의 상상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이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섹스에서 소외되는 오르가슴 열세 살 때 첫 자위를 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섹스를 하는 건지 궁금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살갗을 맞대고 오르가슴을 함께 즐기는 게 섹스라면 어서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첫 경험, 아니 첫 강간을 당했을 때 오르가슴은커녕 아프고 불쾌한 느낌만 들었다. 돌이켜보면 불쾌한 섹스는 대부분 강간이었고, 그런 일들을 사춘기부터 이십대 초반까지 숱하게 겪었다. 내 몸이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잦아졌다. 수치심은 몸의 감각이 열리는 걸 방해했다. 어느새 포르노, 야동처럼..
국적과 나이와 성과 언어의 경계를 뚫다 야나기 미와의 ‘나의 할머니들’③ ※ (새로운 미의 탄생)의 저자 김영옥님이 나이 듦에 관해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오지 않은 미래의 발견” 기사를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공동묘지 석판 위, 킬힐을 신은 ‘슈퍼모델’ 야나기 미와(Miwa Yanagi)의 ‘나의 할머니들’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여성노년의 욕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형의 이미지들을 살펴보자. ▶ 야나기 미와 ‘나의 할머니들’ 시리즈에서 ERIKO 시선을 잡아채는 이들 이미지는 유쾌하기 짝이 없는 욕망을 패션으로 드러내며 자신만만함을 자랑한다. ERIKO를 보라. 그녀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자줏빛 웃옷과 판탈롱 바지, 결코 시야에서 놓칠 수 없는 킬힐 구두까지 신고서, 한 손을 허리에 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