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가 왜 아직도 야수를?[잇을의 젠더 프리즘] ‘미녀와 야수’의 저주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잇을님은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_ 페미니스트 저널 ▶ 빌 콘돈 감독,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주연 (미국, 2017) 최근 ‘한남과의 사랑 가능한가?’ 라는 제목의 특강이 열린 것을 봤다. 1991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를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다고 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도 비슷했다. ‘미녀가 왜 아직도 야수를?’ 물론 수많은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을 사랑한다. 설명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조금만 부딪치면 사랑에 빠지고 고민은 없다. 그 남성이 어떤 인간이든지 그 상태는 지속된다. 장르가 멜로드라마라면. 원작에 따..
‘그’들의 성추문…여성에겐 어떤 경험인가 섹슈얼리티와 권력 2.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이 연재됩니다. _ 페미니스트 저널 # 존경하는 선배와의 찝찝한 섹스 한 문화기획단체의 대표였던 남성과 그의 사무실에서 대화할 때였다. 맥주를 한잔 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과 오랜 고민을 털어놨다. 나는 문화기획 선배였던 그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그도 그걸 알았다.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우리 사이에 두었던 촛불을 끄고 그가 내게 다가왔다. “키스해도 돼?” 키스는 괜찮았다. 하지만 옷을 벗기려는 그의 손이 불편했다. 그와 섹스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군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그의 사무실이었다. 내가 그의 손을 잡으며 거부하자,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