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쉴 곳을 찾아서 -젠더폭력 생존자들이 기록하는 을 연재합니다. 젠더폭력을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피해와 저항과 생존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본 기획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남편의 폭력으로 화병까지 얻어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나도 화병으로 죽게되리라 하루 하루를 낙심했던 나. 그러나 나는 살아남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 몸과 마음이 힘들 때면 글을 쓴다. 그런다고 편안해지는 건 아니다. 마음 한 켠에는 나중에 아이들을 만나게 될 때 내 마음을 전하거나, 유품으로라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AfterMeToo: 강유가람, 박소현, 소람, 이솜이 감독, 2021)에 출연한 것도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새로운 삶을 살 ..
[극장 앞에서 만나]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연출 일다 언론사홈 언론사 주요 뉴스와 속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media.naver.com 토끼 같은 자식, 여우 같은 마누라. 흔히들 말하는 이 문장에는 남편, 아버지, 남성을 칭하는 단어는 막상 하나도 없으면서 그 주체는 남성이며 여성은 대상화되어 있다.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감독의 영화 (Mustang, 2015)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토끼 같은 자식, 여우 같은 마누라, 이 두 선택지뿐인 다섯 자매에 관한 이야기다. 여름영화다. 하지만 아름다운 햇빛을 담지는 않는다. 해는 따가우며, 더위를 식혀줄 막간의 바람조차 차단된다. 하지만 끝내 당신의 마음 가장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선사할 것이다. 그 바람은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다.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