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즈’의 얼굴 [잇을의 젠더 프리즘] 드러내기와 모자이크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잇을님은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연말에 (이동하, 2016)를 봤다. 게이인권운동단체 의 중창단 지보이스를 담은 뮤지컬 다큐멘터리로,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꾸밈없는 영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온몸으로 부르는 노래 위에 흐르는 지보이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다. 특히 연대의 현장에서, 지치고 멍든 사람들의 곁에서 지보이스가 열심히 노래하는 순간을 보여줄 때 그들의 노래는 그 어떤 다짐들보다 큰 위로로 닿는다. 표정이 풍부한 그 얼굴들은 관객을 자신의 삶으로 초대하는 것 같다. ▶ 이동..
일상적인 폭력 속에서 살아가기 고요한 밤 익숙한 폭력의 감각 초등학교 때 살았던 아파트에서는 매일 밤마다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6층이었던 우리 집 위층 아주머니가 남편에게 맞으며 내는 비명이었다. 어느 날에는 낮에도 같은 소리가 들렸는데, 나는 그 소리가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서웠다. 종종 6층, 우리 집에서도 비명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내는 소리였다. 비명이 메아리치던 아파트에서 독립하고, 방음이 되지 않는 자취방에서 2년간 살았던 적이 있다. 2층이었던 그 방에서도 나는 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래층 여자가 남자에게 맞는 소리였다. 새벽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여자의 절규가 온 몸을 찔렀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신고하는 줄 모르게 하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몰래 경찰에 신고했다. 네 달 사이 서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