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는 해체되고 있는 걸까? 성별에 관한 페미니즘의 역설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소개: 혜원. 싸우는 여자, 비혼, 페미니스트, 아직은 한국. 페미니스트 저널 1. 여성혐오에 뿌리를 둔 사건들을 접하며 말을 잃어버린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고작 말 따위에 담기엔 버거운 감정들이 몸속에 쌓여갔다. 글도 마찬가지였다. 제법 확신에 차 선동적인 단문들을 쓰고 나르던 얼마 전의 나와는 사뭇 달랐다. 말과 글 따위로 섣불리 잡아두기에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너무나 크고 무거웠고, 이를 둘러싼 우리의 감정들은 몹시 습하고 먹먹하였다. 알림창에 빠르게 밀려드는 죽음의 소식들이 남긴 생채기들이 쉬이 낫질 않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
‘피해를 호소하는 일’에 머물지 않는 여성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남순아님은 페미니스트 영화인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변한 것과 변치 않은 것 지난 8월 1일 새벽, 왁싱샵 살인 사건 기사를 접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집 안의 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누웠지만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두려웠다. 이 모든 것이 사회 구조의 문제라면 개인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왁싱샵 살인 사건이 뒤늦게 이슈가 된 지 열흘 뒤 새벽, 남성 유튜버들이 한 여성 게이머를 ‘죽이겠다’며 신상을 털고 그 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