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조로가 만난 사람] 장애인의 날에 만난 ‘작업치료사’ 서율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겨울이 꼬리를 감추고 꽃눈이 내리는 늦은 저녁. 작업치료사라는 조금은 생소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친구 서율을 만났다. 그녀는 처음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손사래를 치며 ‘정말 별거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에 대해 말했다. 살아온 이야기와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면 된다고 설득하자, “나보다 실력이 있고, 더 좋은 사람들도 많은데”라며 부끄러운 듯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업치료사가 하는 일은? 이렇게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어서 서율의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지는, 나 역시 작업치료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작업치료라는 것이 넓은 의미를 포함하는 거라서 딱 이거다 설명하..
‘윤춘신의 생활문학’ (7)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엄마는 내게 신신당부한다. 홀로 살게 된 서른 중반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당부한다. 여자 혼자 자식을 키우려면 잘 것 다 자고, 먹을 것 다 먹는 게 아니란다. 입을 것 다 입고서 철마다 꽃놀이 단풍구경은 하지도 말라고 했다. 어미는 품 안에 새끼 커가는 재미로 사는 것이라고도 했다. 사내 뒤 꼭지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할 때면 약속이라도 하듯 다짐을 받곤 했다. 부모아래 자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