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4) : 최규석 만화 『울기엔 좀 애매한』 2011년 벽두에 잠시 길을 잃었다. 과연 나는 무얼 하고 있나,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처럼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너무 달린 탓이다 싶어 다 내려놓았을 무렵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 『울기엔 좀 애매한』이라는 만화였다. 작가 최규석은 어느 매체에도 연재하지 않고 단행본으로 이 책을 내놨다고 했다. 게다가 비싼 물감과 종이를 구입해 선화 작업을 한 뒤 일일이 수채화로 채색을 해 완성했단다. 그래서인지 여느 만화책과는 좀 달라보였다. 한 마디로 ‘만화책 같지 않은 만화책’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포부였다. 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하고 학생들이 책상 위에 당당하게 놓아둘 ..
[일다] 이소진의 세상을 보는 만화방 (1) 용산개 방실이 [편집자 주-'만화를 통한 세상읽기 그리고 세상을 통한 만화읽기'를 주제로 한 새로운 만화 칼럼이 격주로 연재됩니다.] 어떤 사건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맨 먼저 우리는 주어진 사실들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관점에 따라 다른 말들이 오고 간다. 오해와 오판도 따른다. 때로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적극적인 거짓말을 유포하는 이들도 있다. 크건 작건 ‘노력’을 요하는 일이니, 바삐 사는 사람들은 누가 ‘큰 목소리’로 떠들면 그게 진실인가보다, 자동적으로 믿어 버리고 만다. 편하지 않은가. 남의 일이니. 그 ‘큰 목소리’가 정부와 거대언론 같이 권력과 권위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