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비혼/페미니스트 하우스’를 만들며그곳들은 왜 나의 집이 될 수 없었나 집은 삶이다. 단순히 몸 하나 누이며 하루를 때우는 곳이 아닌 나의 사생활을 결정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제대로 된 집에서 살지 못하고 있다. 간섭이 따르는 부모의 집, 잠만 겨우 자는 고시원, 맞지 않는 이들과 부대끼는 기숙사…. 집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적절한 공간이어야 한다. 단순하게 말해, 집은 맘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나와 공유하는 것이 없는 이들과 한 집에서 지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가족과 20여 년을 살아왔고, 연인과 동거했고, 청년 주거공동체를 거쳐 다시 가족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채 한 달이 안 되어 뛰쳐나왔고, 지금은 한 쉼터에 살고 있다. 이제 나는 ‘나의 집’을 만들어 ..
그건 영화가 아니라 폭력이다 존엄이 지켜지는 현장 찾기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남순아님은 페미니스트 영화인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바로가기 영화판은 원래 그래!? 처음 영화 현장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일이 ‘빡세다’는 것이었다. 감독들은 한 테이크라도 더 가고 싶어 했고, 정해진 시간과 예산에 비해 찍어야 할 컷들은 항상 많았다. 다 찍지 못하면 일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새벽에 집합해서 다음 날 새벽이 되도록 집에 못 간 적도 많았다. 힘들다고 말하자,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누군가 충고를 했다. “영화는 원래 다 그래. 그래도 이정도면 쉬운 편인데, 넌 장편영화는 못하겠다.” 내가 현장에서 만났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