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을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회 아픈 이에 대한 편견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비혼이라서, 채식주의자라서 몸이 아픈 거다? “비혼주의자라서 아픈 것일지도 몰라요. 원래 사람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거든요.”“면생리대 쓰는 게 꼭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적당히 나쁜 것에 노출되어야 오히려 면역력이 생기거든요.”“채식주의자라서 아픈 것일 수도 있어요. 고기도 먹고 둥글게 살아야 건강에 좋아요.”“사회운동을 해서 아픈 거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은 매사 부정적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저런 말들이 시작이었다. 질병을 치료하는데 힘을 쏟기에도 부족했던 시기, 굳이 질병을 둘러..
나의 외모지상주의 해체 레시피 아름다움과 평등이라는 난제 ※ 필자 도영원님은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인권과 국제정치 석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인권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자의 지난 칼럼 와 에 이어 ‘아름다움 3부작’의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기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며칠 전, 먼 유럽에서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퀴어 친구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우리는 매력적인 한국 남자들에 대해 발칙한 수다를 나눴는데, 친구들은 어디에서 예쁜 게이 남성을 만날 수 있을지를 고심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어느 정도 ‘한국인 남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던 나는 순간 작은 충격과 함께 깨달았다. 이들이 나의 정체성을 존중할지언정, ‘고추가 없는 남자’인 나를 잠재적인 데이트 상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