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은 일요일 오후, 여의도 시민공원에 사람들이 참 많았다. 모두들 ‘밥’은 먹고 나왔을까. 국회 앞은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20일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 삭발투쟁이 격렬하게 한바탕 지나간 이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들의 ‘비닐’농성장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고, 다만 여의도의 비둘기들은 생전 맛보지 못했을 햇벼를 쪼고 있었다. 쌀값폭락, 여성농민 ‘대북 쌀 지원’요구 “10년 전 80kg에 17만원 하던 쌀값이 올해 13만원까지 내려갔다. 물가도 오르고 농지,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값까지 올랐는데 쌀값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농성 6일째, 생존의 문제로 투쟁에 나섰지만 또 바로 눈앞 생존의 문제인 수확기에 쫓겨 다시 일터로 돌아간 여성농민들. 국회 앞 농성장에는 김정미 ..
①나에게 귀농이란 2006년 12월, 이곳 괴산으로 내려왔다. 함께 살던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고, 결혼 전 유럽과 아시아의 생태공동체를 여행하면서 막연하게 ‘돌아가면 시골로 가자’ 했다. 물론 아주 현실적으로는, 날로 치솟는 서울의 전세 값을 쫓아갈 수 없었고 재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었던 동네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귀농’이란 말은, 낭만의 정서와 아름다움의 이미지가 꽤나 강하다. 아마도 그건 삭막한 도시의 이미지와, 살아가기 퍽퍽하고 고달픈 현실에 대한 대항의 정서가 드러나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귀농에 있어서 낭만과 아름다움은 스스로 시골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채워질 수 있는 것이지, 시골 그 자체가 낭만과 아름다움을 온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