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마을에서 집을 만나다! 대문도 없는 낡은 집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1. 매일 남산마을에 갔다. 마을길을 따라 산책하고 동네 식당에 들러 밥을 먹었다. 비어있는 집이나 팔려고 내놓은 집이 있는지 물었다. 가끔 ‘염불사’에 가서 아무도 없는 법당 옆의 다실(茶室)에 홀로 앉아도 있었다. 돌조각의 아름다운 보살상 앞에서 그 보살처럼 앉아도 보고, 차도 한 잔 마시고,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맞고 돌아왔다. 마을의 이 골목 저 골목을 거닐며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은 남의 집 마당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문도 없는 낡은 집을 보았다. 주인을 불러도..
할머니와 소녀들, 그리고 이상한 동네언니1. 시간을 잡는 소녀들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 작업을 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시간을 잡는 소녀’들과 할머니 할머니가 좋다. 호미 하나로 세상을 호령할 것 같은 들판의 할머니도 좋고, 미용실에서 꼬불꼬불 파마하는 할머니도 좋고,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한참 바라보는 할머니도 좋다. 물론 나만 보면 ‘시집가라, 애는 언제 낳냐.’ 끊임없는 잔소리가 언제든 흘러나오지만. 할머니에게서는 잔소리 말고도 당당하게 살아낸 그들의 멋진 인생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그 귀한 이야기들이 소멸되어가는 것이 늘 안타까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