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어감의 운명, 되어봄의 신비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25번째 이야기(끝)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낮이면 종종, 앞산에서 울어대는 고즈넉한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선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잠든 기억은 없어도 아득한 꿈 저 너머에서 해일처럼 몰려오는 매미 소리에 깨어 일어나기 일쑤다. 그때마다 채 잠이 가시지 않은 혼몽한 눈을 들어 마당을 내다보면, 뭔가 더 깊고 청아해진 햇살이 거기 있다. 그리고 농익은 포도 향에 취해 비틀거리는 벌들과, 허공에 어지러이 금을 그어대는 잠자리들. 이 모든 것이 내게 가을이 오고 있다고 말해 주는 것만 같다. 여름은 아직 한창이어서, 잠시 동안의 낮잠에도 베갯잇이 흥건히 젖어 있건만. 되어감, 형상 있는 것들의 운명 위의 문장을 써놓고는 게으름에 잠시 미뤄두었다..
산골서 농사짓는 세 모녀 철학자의 일상 “없는 것이 많아서 자유로운” 도은, 여연, 하연 산골 마을에서 현대문명을 거부하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세 여자가 있다. 엄마와 십대의 두 딸. 농사도 돈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가족이 먹을 만큼만 생산하고 몇몇 이웃과 나눠 살만큼 짓는 소농을 지향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자란다. 첫째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만, 둘째는 처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도시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단편적인 정보와 극단적으로 보이는 라이프 스타일에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농사일을 시킨다니 혹시 아동학대? 허나,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앉아서 수업 듣는 대신 그 시간에 농사일과 자연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 또 밤이면 책을 읽고, 세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