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선택, 시골집을 구하다 정읍에서 딸기잼과 토종생강차를 만드는 황미경①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 밭일 중. 정신 없이 흐르지 않고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느낌이 좋다. © 황미경 정읍과 첫만남 ‘눈과 함께’ 하얬다. 어디를 둘러봐도 눈이었다. 하늘도 산도 벌판도 모두 눈으로 덮여있었다. 길엔 차 한대도 다니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리마저 눈이 덮은 세계…. 처음 경험하는 세계였다. 그런 시골길 위에서 40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막 여덟 살이 된 딸아이 손을 잡고 있었다. 이따금씩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아이의 손을 잡..
해우소 이야기① 사사의 점심(點心) 시골살이[23]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 사사의 점심(點心) _ 해우소 이야기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월세 5만원인 시골집이라서, 마당 한 켠 작은 창고 같은 곳에 옛날 재래식 형태의 화장실이 있다. 하루에 한번은 꼭 큰 볼일을 보면서 제법 오래 있는 편이니, 화장실 환경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오래 (쭈그려 앉아) 있어야 하니까 가능하면 쾌적하면 좋겠다고 여겨 궁리를 하였다. 칙칙한 벽에 일명 ‘빠데’질을 하고 흰색 페인트를 칠한 뒤 깔끔함을 더하기 위해 ‘바니쉬’로 마감까지 했다. 조금 훤해지니 좀 나았다. 청량함을 위해 숯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