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해서 말하기 힘든 이유는 항상 진행 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도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했고, 새 학교에 진학했고, 집을 옮겼고, 활동의 거점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을 막 시작할 참이다. 무엇보다 아직도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고, 열어놓고는 아직 닫지 못한 변화의 품목도 많다. 변화는 끝나기 전에는 그게 어떤 모양새가 될 것인지 예상할 수 없기에, 변화하고 있는 사람은 항상 실없어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돌아보자면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나를 정의하는 외부적인 이름들이 거의 다 변화했다. 하지만 이 1년이 10년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눈에 보이는 조건들이 변화하는 와중에서도 정작 나를 숨 가쁘게 했던 것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존엄사 논쟁은 죽음이냐, 삶이냐의 문제를 넘어서 죽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 인간의 죽음을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과정, ‘죽어감’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2006년 연세대 간호대학 창립 100주년이자 한국죽음학회 1주년을 기념하여 죽음학자 알폰스 디켄(Alfons Deeken) 교수 초청 강연의 내용이다. 죽음학자 알폰스 디켄 박사의 강연 알폰스 디켄 박사는 죽음학자이자 가톨릭 예수회 신부로 1975년부터 일본 동경 상지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1982년 일본에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會)’를 창설해서 현재 7천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저서 (궁리, 2002)가 번역, 출판됐다. 디켄 박사는 죽어가는 환자, 특히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