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의 여성 파이오니아’ 프로젝트 올해 일본에서는 그동안 영화사 속에서 잊혀지고 경시되었던 여성 영화인들의 작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본영화의 여성 파이오니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영화사 연구자이며 교토대학 대학원 교수인 기노시타 치카(木下千花) 씨가 그 중심에 있다. 8월 말 도쿄에서는 영화상영 행사가 열렸고 9월 말부터는 온라인 상영회도 시작됐다. ▲ 일본영화의 여성 파이오니아 프로젝트 중에서 ‘모치즈키 유코(望月優子)와 히다리 사치코(左幸子)-여성 배우 겸 감독의 눈길’이라는 제목의 영화상영회 안내 포스터에 있는 사진. 여성 영화인은 왜 사장되었을까? 기노시타 치카 교수는 일본영화에서 여성 파이오니아(pioneer, 개척자)를 발굴하는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에서는 ..
[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방귀쟁이 며느리 방귀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이다. 방귀는 누구나 뀌는데 유독 여성의 방귀만 오랫동안 이야깃거리가 되어왔다. 더구나 젊은 여자가 주인공일 때가 많은 것은, 그녀들에게 유달리 방귀가 금기시되어왔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방귀를 항문에서 나오는 기체라고 했지만, 여성은 질에서도 방귀를 뀐다. 항문이나 질은 엉덩이 속에 깊이 숨겨진 구멍이며, ‘냄새를 피우는(放氣)’ 곳이다. 냄새는 누구나 나지만 아무나 피울 수 없다. 위계 사회에서는 냄새도 권력이기 때문이다. 시아버지의 영토는 그의 냄새가 지배한다. 그의 사적 공간인 집안에서 씨족으로 보나 젠더로 보나 외부자인 며느리가 감히 냄새를 피울 장소는 없다. 억압받는 방귀는 가부장 사회에 포위된 여성의 몸과 섹슈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