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 지난 일기장 썰물처럼 머릿속에서 하루를 쓸어내고 나면 꽉 차게 안기는 딸아, 엄마는 길을 걸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네 생각을 하지. 그럴 때면 마치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의 아픔과 당혹스러움처럼 가슴이 아파. 너에 대한 그리움은 나팔꽃처럼 자라 나의 상념 속에 꽃이 피고, 오늘도 네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 아가에게 작은 새가 되어 찾아갈까? 네 꿈속에라도 머물 수 있다면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일기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이를 보낸 바로 그 다음 날부터 나는 밤마다 일기를 썼다. 그렇게 5년 동안 쓴 일기장 보퉁이를 끌고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고, 거기서도 한 일 년쯤은 더 썼던 것 같다. 그러나..
[일다] 고제량의 제주 이야기(1) 생명을 살리는 한라산의 품에서 ※관광개발로 파괴되는 제주의 환경훼손을 막고 대안적 여행문화를 제시하는 생태문화여행 기획가 고제량님이 쓰는 제주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관광지’가 아닌 삶과 문화와 역사를 가진 제주의 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편집자 주 제주도 섬 토박이 고제량입니다. 어렸을 때는 섬이 좁아 뭍으로 나가고 싶어 갖은 애를 썼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섬이 대륙보다 크다고 느꼈던 그 느닷없는 날 이후로 더 이상 섬을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대학 3학년 때쯤인가?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는데 한라산이 얼마나 크게 보이던지……. 그 날 이후로 한라산은 단순 산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한라산은 제주 사람들에게 산이라는 의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