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깝게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결혼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사귀고 있는 남자와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그 남자는 그녀에게 너무나 상냥하고 모든 것을 그녀 중심으로 배려하지만, 결혼 후에도 그렇게 자신에게 최선을 다할지 의심스럽고, 막상 결혼하고 나서 닥칠 수도 있는 예상할 수 없는 문제들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가능하다면 동거를 해보고 결혼을 하면 좋겠다는 대답을 해 주었지만, 그녀도 그녀의 남자친구도 한국사회에서 그것은 가당치도 않다고 여기는 듯 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혼전 동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떻게 일생을 함께 살 파트너를 구하는데, 살아보지도 않고 구한단 말인가? 유학시절 프랑스에서 접하게 된 동거문화 나는 전..
이런 현실 속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덥고, 무겁고, 피곤한 어떤 하루를 보낸 뒤 집으로 돌아옵니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청하며 침대에 누워봅니다. 혼자 있어 외로울 때도 그렇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에 힘이 들 때에도 음악은 절실해집니다. 늘 방안을 비추는 컴퓨터 화면에게서조차 벗어나고 싶을 땐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기도 하죠. 엎드려 누워 아무 말 없이 음악만 듣다 보니 새삼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문득 사람들은 왜 음악을 들을까, 왜 그렇게 일상적으로 향유하는 걸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다가 지난 시간들로 돌아갑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슬프고 아프고 답답하고 지칠 때마다 음악에 의지해왔는데, 그럴 때는 내 안에 감춰진 무언의 감정이 또렷해지는 걸 느꼈었던 것 같아요. 내가 현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