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벌써 몇 년 전, 서울 아현동 재개발 지역 고양이들을 TNR(길고양이를 안전하게 포획[Trap]한 후 중성화[Neuter]한 다음 원래 살던 장소에 돌려보내는[Return] 것을 말한다)하는 활동에 한번 참여한 적이 있다. 고양이 집사로 살아온지 몇 년 차로 나름 동물권 관련 활동도 조금은 하고 있었지만 길고양이 TNR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건 처음이었다. 완전 초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시 받은 일을 잘 따르는 것이었다. 사람이 떠나고 버려진 물건들과 남겨진 건물 속에서 길고양이를 포획하기 위해 통덫을 설치하고, 통덫을 옮기기도 하고, 포획된 고양이를 병원으로 이동시키는 것. 고작 하루, 몇 시간 동안의 일이었지만 길고양이를 돌본다는 것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
알렉스 쿠소 글, 키티 크라우더 그림 『내 안에 내가 있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를 처음 보고서 어딘지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도 종종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노랫말을 흥얼거리진 하지만, 약간 자기애의 냄새가 풍긴달까? 그런데 어느 갑갑한 날, 이 그림책이 꽤 마음을 울렸다. ▲ 프랑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 표지 첫 장면은 검은 망토를 두른 ‘나’가 허파 모양을 닮은 나무와 심장 모양의 강이 있는 겨울 들판을 헤매는 모습이다. 혹시 누군가는 이 그림들이 기괴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따스한 색감의 색연필로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