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로 뽑은 단어를 통해 해결책 찾기 함께 공부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들 중 한두 가지는 각 단계마다 난이도를 높여가며 공부하고 있다. 그 하나가 라는 제목의 공부다. 이 공부는 무수히 많은 명사들을 잔뜩 보따리에 담아놓고 한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이 수업을 ‘보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참 예쁜 이름이다. 4학년생인 수정이, 지아와 를 공부했다. 2년째 공부하고 있는 이들은 작년에도 해본 적이 있어, 방법을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는 ‘단어 보따리’에서 뽑은 명사를 이용해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단어 자체를 이용해도 되지만, 그것의 특징을 이용해 풀어도 된다. 첫 번째 문제에서 나는 라는 질문을 했다. 지아는 ‘시계’를 뽑았고, 그것을 가지고 해결책을 다음과 같이..
“선생님, 이거 진짜 금이에요?” “금은 무슨? 노란 색칠한 플라스틱이야!” 아이들과 공부하면서 책상 옆에 놓고 수시로 쓰는 황금빛 자동차모양의 연필깎이를 보고 한 학생이 물었다. 나는 손톱으로 톡톡 두드려 보이며, 그저 평범한 연필깎이임을 보여주었다. “와! 근데 꼭 금 같다.” 전혀 금같이 보이지 않은데, 아이들의 눈에는 황금빛만 칠하면 금처럼 보이나 보다. 금으로 만든 거냐는 질문이 처음은 아니다. 연필깎이를 이렇게 잘 쓸 줄은 몰랐다. 이건 아버지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다. 삼십이 막 넘었을 때의 일이니, 십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아버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말까지 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한 햇살 맑은 오전, 따스하게 햇볕이 내려앉던 거실 창 앞에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