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몇 해 전, 한 강연에서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 근력이 있다면서, 회복 탄력성에 대해 알려 줬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난 경험이 있으면, 회복 탄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상처받은 누구든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린 이 개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올봄에 나는 이 말을 떠올리며 화가 치밀었다. 누군가가 어떤 고통에서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게 그의 회복 능력이 낮아서라는 건가? 싶어지는 거다. 그즈음 그림책 『나의 구석』(조오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0)을 보았다. ▲ 조오 글‧그림 『나의 구석』(웅진주니어, 2020) 직사각형 판형 책이..
알렉스 쿠소 글, 키티 크라우더 그림 『내 안에 내가 있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를 처음 보고서 어딘지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도 종종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노랫말을 흥얼거리진 하지만, 약간 자기애의 냄새가 풍긴달까? 그런데 어느 갑갑한 날, 이 그림책이 꽤 마음을 울렸다. ▲ 프랑스 그림책 『내 안에 내가 있다』(알렉스 쿠소 지음, 키티 크라우더 그림, 신혜은 옮김, 바람의아이들) 표지 첫 장면은 검은 망토를 두른 ‘나’가 허파 모양을 닮은 나무와 심장 모양의 강이 있는 겨울 들판을 헤매는 모습이다. 혹시 누군가는 이 그림들이 기괴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따스한 색감의 색연필로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