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말들의 환한 여행 아티스트 웨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내 말을 들어줄 이가 없을 때 살다 보면 말할 데가 없을 때가 있다. 내 친구는 이혼을 하고 나서 말할 데가 없었다 한다. 서울의 거리에서 행인을 쳐다보며 ‘저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했다. 말이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사별을 했던 친척이 전화를 해서 조언했단다. “아무도 네 말을 듣지 않을 거다.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들을 시간을 내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넌 이제 기도를 해라. 하느님한테 말해라. 네가 살려면 하느님을 붙들어라. 그분만 네 말을 들어주실 거다.” 한 성폭력 생존자는 “어떻게 그런 ..
유가족들의 언어…새로 써가는 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며칠 전, 열 살짜리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오다가 말했다. “엄마, 나 수영 못하는데……” 내가 무심코 넘겼는데 몇 번이고 같은 말을 한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인다. “어쩌지, 나 아직 수영 못하는데, 세월호……” 그러니까 아이는 어른들이 특별히 일러주지 않았어도 세월호에 대해 듣고 오랫동안 속으로 걱정한 것이다. 아직 수영을 못하는데, 난 어떡하지, 하고. ‘그건 수영을 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야, 안전의식이 없어서 생긴 일은 더더욱 아니야,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줄을 서서, 질서를 지키며, 구명조끼를 입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혼자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