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 아체③ 삼빠, 삼빠, 삼빠 ▲ 사진 설명: 말링게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며 짐을 내린지 한나절 만에 우리는 삼빠(쓰레기) 더미들과 마주쳤다. 나는 끼니때마다 “마깐(Makan)~! 마깐~!” 외치며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밥 먹어, 밥 먹어, 하는 인도네시아 말이다. 사람들 밥을 챙기는 건 내가 좋아서 떠맡은 일들 중 하나이다. 왁자지껄 모여드는 사람들 뒤로 느지막이 나타나는 프레자에게 밥도 푹 퍼 주고 반찬도 더 놓아주면서 하..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진형민) 인도네시아 아체② 아이들은 아침마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왔다. 남자아이들은 자주색 긴 바지에 하얀 반팔 셔츠를 입지만 여자아이들은 반팔 옷을 입지 않았다. 열한 살 먹은 우리 반 하피자도, 나자리아도, 린다도 긴 팔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머리에는 하얀 히잡(hijab)을 쓰고 매일 학교에 왔다. 인도네시아는 열명 중 아홉 명이, 때로는 열명 모두가 무슬림(muslim)인 오래된 이슬람 국가다. 아이들에게 종교는 섬이나 바다처럼 처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