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말] 페미니스트로 살고자 하는 국어 교사들이 모여 교실과 학교에서 성평등한 국어 교육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국어교사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만들어 온 국어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메일 주소 femi_literacy_t@naver.com 운동장에서 포옹한 죄 최근 이런 일이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다급히 학생 두 명이 교무실에 소환되어 혼나고 있었다. 큰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이유는 싱거웠다.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포옹을 한 죄였다. 사실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내 ‘이게 이렇게 심각한 일인지’ 지도하는 교사에게 반감이 들었다. 나는 이것이 무슨 학..
‘마중물샘’(최현희 교사의 별칭)의 단독저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막연히 페미니즘 교육을 주제로 한 것 아닐까 예상했는데 ‘회복 일지’라는 부제를 보고 더욱 반가우면서 한편 만감이 교차했다. 2017년 최현희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을 남학생들이 전유하고 있는 문제를 말하며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고, 몇몇 언론사의 허위보도가 더해져 혐오 세력으로부터 민원과 고발을 당하기에 이른다. 당시 나와 주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에게는_페미니스트_교사가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이나 관련 청원 캠페인 참여 등으로 희미하게나마 ‘연대’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일상을 살아갔지만, 최현희 선생님은 몇 년간 무너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