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복잡한 이야기만이 전달할 수 있는 진실이 있다
‘뭘 어쩌라고요’…그녀의 이 말은 이해될 수 있을까[페미니스트의 책장] 황정은 『양의 미래』 이 소설의 화자를 ‘양’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양은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해온 사람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를 생각하면 늘 어디선가 일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지금도 물론 일을 하고 있다. 장소는 지하에 있는 서점이다. 계단 위의 벚나무에서 떨어진 꽃잎이 때때로 바람에 소용돌이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시간의 햇빛을 받아보지도 못하고 창백한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쏟아지는 일거리를 처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양은 서점으로 담배를 사러 온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어떤 남자들과 같이 있었고, 양은 그들이 별로 친밀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
문화감성 충전/페미니스트의 책장
2020. 4. 11.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