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연소’ 총리 탄생…핀란드 여성 정치인의 힘34살 산나 마린, 레즈비언 커플에게 양육됐다고 밝혀 유럽의 (남성) 지도자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장소가 평범하지 않다. 바로 사우나 장이다. 거의 벌거벗은 몸의 정치인들이 대화를 나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핀란드 총리다. 역시나 사우나에 알맞게 거의 옷을 차려입지 않은, 30대 중반의 여성. 당황하는 이들에게 이 (여성) 총리가 말한다. “자, 그럼 이야기를 해볼까요?” 핀란드 드라마 에 나오는 장면이다. 남성 지도자들과 사우나를 같이 하며 정치를 논의하는 여성 총리.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성 정치인들. 누군가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통쾌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이해하는) 핀란드 맥락에서는 충분히..
‘여자라서’ 고만큼밖에 못 받는대요 76세 장순애, 가난한 여성의 노동사(史) ※ 는 과 공동 기획으로, 지금까지 기록되지 않은 여성들의 ‘일’을 이야기하는 인터뷰를 싣습니다. 안미선 작가는 등의 저자이며, 이 글은 119호에도 수록됐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일, 내 눈물이 떨어진 소리 장순애 씨(76세)는 1944년에 태어났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다섯 남매 중 막내로. 부모님은 농사를 지었고 겨우겨우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살림을 꾸렸다. 위로 아들 둘만 학교에 보냈고 막내딸은 학교에 갈 수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그때가 좋았던 걸까. 순애가 열다섯 살 때 어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해 갑작스레 세상을 떴다. 아버지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아버지도 3개월 후 병으로 죽었다. 남매는 뿔뿔이 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