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품평이 인사를 대신하는 학교, 이대로 좋은가‘여성의 몸 이미지’에 다양성과 자유를!① 윤다온 지난 4년 동안 여자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외모에 대한 이야기들로 인해 나는 조금 질려있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옷차림과 외모에 대한 평가가 아이들의 인사말이었다. 화장과 다이어트가 화제에 오르는 건 교무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말을 더 얹지 않아도, 이미 십대들 사이에서 ‘외모’ 이슈는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대체로 외모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문제도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짐짓 훈계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 하는 무기력함도 내 침묵의 이유 중 하나였다. 외모 이슈가 넘쳐나는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생활을 했..
견디기 힘든 ‘부모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비혼여성의 가족간병 경험을 듣다③ 이혜원 ※ 고령화와 비혼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비혼여성들이 부모나 조부모, 형제를 간병하고 있지만 그 경험은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개인의 영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는 가족을 간병했거나 간병 중에 있는 비혼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굴하여 공유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드라마에서나 보는 장면인 줄 알았는데…’ 50세의 비혼(非婚), 그리고 가난한 프리랜서 예술가. 누가 나를 소개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두 줄로 요약되는 ‘나’라는 사람. 20대 초반부터 집을 나와 독립했다가 여의치 않아서 다시 들어가기를 네 차례, 이젠 그냥 안면몰수하고 부모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