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디 브릿지워터 이 세기의 대표적인 코드를 ‘다원성’으로 정할 수 있다면, ‘낯선 것’을 향한 열정은 이 시대를 가로지르는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가히 ‘마인드 트렌드’라고 할만하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 무시되었던 것에 대한 양적.질적 조명이 엄청나게 일어나는 시대이긴 하니까요. 더불어 국경, 인종, 성별, 계급 등의 기존 조건들을 초월하려는 야심들도 대단하지요.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집단 간의 치열한 다툼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천지지만, 일상에서 사람들은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유행처럼 채식을 하고, 알려지지 않은 부족(혹은 민족)문화에 관심을 갖고, 성별 일반성의 룰을 깨는 패션에 즐거워합니다. 어떤 면에서, 이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향한 갈망은 문명의 팽창시점을 상기하게 하는 것 같아요..
베트남 여성 스언이 들려주는 베트남의 동화(번역 레티마이 투) 속에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데 무지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찌르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드러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펴낸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모음집 속 한 대목으로, 이주여성들이 각자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화를 소개한 내용의 일부이다. 비록 짧은 동화지만 우리는 이 속에서 베트남 사람들의 의식의 일면을 엿볼 수 있고, 이 동화를 선택한 이주여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 혹은 외국인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단편적이고 단면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내세우는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이주여성들의 모습은 얼마나 ‘한국적’이고 한국생활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가에 치중하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