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
연예인이니까 성폭력도 가십? 연예인대상 범죄보도에도 윤리는 필요하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대중의 관심은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허용되는 방식과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타도 사람이고 최소한의 인격권을 지킬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윤리 실종된 연예인 성폭력 사건보도 그러나 선정적인 언론보도 속에서 연예인들은 심지어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도 보호를 받기는커녕 정보노출과 왜곡보도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여성연예인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둘러싼 언론보도에서도 이와 같은 언론들의 고질병이 드러났다. 지난 26일 각 일간지들은 소속 연예인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된 모 기획사 사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