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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니까 성폭력도 가십?
연예인대상 범죄보도에도 윤리는 필요하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대중의 관심은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허용되는 방식과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타도 사람이고 최소한의 인격권을 지킬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윤리 실종된 연예인 성폭력 사건보도
그러나 선정적인 언론보도 속에서 연예인들은 심지어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도 보호를 받기는커녕 정보노출과 왜곡보도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여성연예인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둘러싼 언론보도에서도 이와 같은 언론들의 고질병이 드러났다.
지난 26일 각 일간지들은 소속 연예인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된 모 기획사 사장의 사건을 보도했다. 성폭력 사건임을 감안해 A씨, B씨 등 신원 확인이 어려운 이니셜을 사용한 기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에서 성씨 유추가 가능한 이니셜을 사용했다.
일반인들의 경우 김모씨, 이모씨 등의 성씨 정보만으로는 신원확인이 어렵지만, 연예인과 기획사 사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니셜과 나이만으로도 신원노출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건보도 때보다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문에서는 기획사의 이니셜을 비롯해 여성연예인의 신원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까지도 드러내,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바탕으로 유추한 피해자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끔찍한 성폭력 사건이 가십처럼 비화되고 말았다.
‘성 상납’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과 내용들
문제는 신원노출의 가능성에 국한되지 않았다. 언론사들은 ‘성 상납’을 연상시키는 표제와 기사 서술로 사건의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기도 했다.
"스타로 키워주겠다" 연예기획사 대표, 신인 여가수 상습 성폭행…'알몸사진' 공개 협박도 (조선일보, 9월 26일)
“키워주마” 여가수 성폭행…연예기획사 前 사장 구속(경향신문, 9월 26일)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신인급 여자 연예인을 속여 성폭행하거나 사기를 치는 것은 연예계에서 심심치않게 생기는 사건.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동아일보, 9월 26일)
기사들은 하나같이 마치 “키워주겠다”는 제의가 성폭행 발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록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더 살펴보면 성폭행은 “키워주겠다”는 제의와는 별개이다. 성폭행은 피해여성 연예인이 기획사를 옮긴 후 축하 자리에서 피해여성을 취하게 만든 후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으며, 이후에는 폭행과 협박이 동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워주겠다”는 표현을 굳이 인용해 피해자가 여성연예인이었다는 점과 결부시켜 사건의 인상을 왜곡시키고 있다. 게다가 조선일보의 경우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알몸사진’의 존재까지 표제어에 넣어 사건을 선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범죄행위마저도 가십으로 만드는 언론들의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보도윤리가 아쉽다. 성폭력은 끔찍한 범죄이며, 무엇보다도 피해자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 [일다] 박희정 2008/10/01 ⓒ www.ildaro.com
[관련기사] 누가 ‘연예인 X파일’을 원하는가 [관련기사] 집단 성폭행이 "말썽"?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대중의 관심은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허용되는 방식과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타도 사람이고 최소한의 인격권을 지킬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윤리 실종된 연예인 성폭력 사건보도
그러나 선정적인 언론보도 속에서 연예인들은 심지어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도 보호를 받기는커녕 정보노출과 왜곡보도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여성연예인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둘러싼 언론보도에서도 이와 같은 언론들의 고질병이 드러났다.
지난 26일 각 일간지들은 소속 연예인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된 모 기획사 사장의 사건을 보도했다. 성폭력 사건임을 감안해 A씨, B씨 등 신원 확인이 어려운 이니셜을 사용한 기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에서 성씨 유추가 가능한 이니셜을 사용했다.
일반인들의 경우 김모씨, 이모씨 등의 성씨 정보만으로는 신원확인이 어렵지만, 연예인과 기획사 사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니셜과 나이만으로도 신원노출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건보도 때보다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문에서는 기획사의 이니셜을 비롯해 여성연예인의 신원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까지도 드러내,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바탕으로 유추한 피해자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끔찍한 성폭력 사건이 가십처럼 비화되고 말았다.
‘성 상납’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과 내용들
문제는 신원노출의 가능성에 국한되지 않았다. 언론사들은 ‘성 상납’을 연상시키는 표제와 기사 서술로 사건의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기도 했다.
"스타로 키워주겠다" 연예기획사 대표, 신인 여가수 상습 성폭행…'알몸사진' 공개 협박도 (조선일보, 9월 26일)
“키워주마” 여가수 성폭행…연예기획사 前 사장 구속(경향신문, 9월 26일)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신인급 여자 연예인을 속여 성폭행하거나 사기를 치는 것은 연예계에서 심심치않게 생기는 사건.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동아일보, 9월 26일)
기사들은 하나같이 마치 “키워주겠다”는 제의가 성폭행 발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록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더 살펴보면 성폭행은 “키워주겠다”는 제의와는 별개이다. 성폭행은 피해여성 연예인이 기획사를 옮긴 후 축하 자리에서 피해여성을 취하게 만든 후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으며, 이후에는 폭행과 협박이 동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워주겠다”는 표현을 굳이 인용해 피해자가 여성연예인이었다는 점과 결부시켜 사건의 인상을 왜곡시키고 있다. 게다가 조선일보의 경우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알몸사진’의 존재까지 표제어에 넣어 사건을 선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범죄행위마저도 가십으로 만드는 언론들의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보도윤리가 아쉽다. 성폭력은 끔찍한 범죄이며, 무엇보다도 피해자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 [일다] 박희정 2008/10/01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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