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라는 ‘아픈 자리’를 탈출한 거리의 십대들 아메리칸 허니 ※ 필자 소개: 지아(知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영화칼럼을 비롯해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 사샤 레인, 샤이아 라보프, 라일리 코프 주연 (2016, 영국 외) “남자들 머리 위에서 노는 아이들이에요” 언젠가 택시에서 운전기사와 뜻하지 않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그때 라디오에서는 성매매 10대 여성들에 관한 뉴스가 나왔고 택시기사는 혀를 차며 욕을 했다. 설전의 촉발점은 나의 질문이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한 성인 남자들이 잘못한 것 아닐까요?” 내 질문에 그는 급격히 흥분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이고, ..
부산에 뜬 무지개…퀴어문화축제 참가기 ‘에이로맨틱’ 깃발을 들고서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도영원님은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인권과 국제정치 석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인권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9월 23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분명 설레는 마음에 새벽부터 분주했을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 1회 부산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의 일출 시각은 아침 6시 12분이었다. 나는 6시에 숙소를 떠나 소원을 이루어주는 영험한 사찰이라는 해동용궁사를 향했다. 해돋이 바위 너머로 무리 지어 날아가는 비둘기들도, 바다를 지그시 바라보는 관음대불도, 사찰로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