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국에도 다양한 가족들이 살고 있다 일기장에서 그루터기 모임의 기록을 뒤적이며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일순이 [일다는 장년층 레즈비언들의 삶과 진솔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그루터기’ 회원들의 글을 연재합니다. ‘그루터기’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35세 이상 여성이반모임입니다. –편집자 주] 때는 2007년 12월 22일 토요일. 그루터기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세 번째 뵙는 선배들의 모습이 너무 다정해서 마치 이모들을 만나는 기분이다. 저녁 먹기 전에 농구를 하자고 밖에 나갔다. 처음에는 하기 싫다던 사람들이 승부욕에 불타 놀라운 협동심을 발휘했다. 역시 근성 있다니까. 저녁시간이 되었다. 1박 2일이라 거나하게 취할 줄 알았지만,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먹거리 앞에서 이야기 꽃을 피울 뿐, 술에 흥청..
핸드백에 드럼채가? 오기와 끈기의 김춘자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이옥임 김춘자. 그녀와의 최근 만남은 마침 중학동창모임 자리에서 이뤄졌다. 식사가 대충 끝나고 시국 이야기며 자녀들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의 우스개가 나올 때쯤, 그녀가 핸드백에서 나무도막 두 개를 꺼내 들었다. “이게 뭔고 하니, 드럼채라는 것이여. 내가 시방 드럼을 배우는 중인데….” ▲ 김춘자. 그녀는 어릴 때부터 남을 웃기는 재주를 타고났다.이번엔 또 무슨 얘기로 우리를 웃기려고 저러나. 잔뜩 기대에 찬 시선들이 그녀가 꺼낸 드럼채와 그녀의 표정 사이를 오갔다. 어려서부터 그녀가 있는 곳엔 늘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남을 웃기는 재주를 타고났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그녀가 하면 어찌나 재미있게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