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올랐다. 배낭을 짊어지고 오른 것은 나였지만, 앞에서 뒤에서 끌어주고 밀어준 것은 함께한 사람들이었다. 함께함을 확인했지만 혼자임을 즐겼던 산행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산을 찾았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산을 내려왔다. 그러나 함께 간 사람들은 저마다 달랐다. 산에게 기대를 하고 뭔가를 버리기 위해 오른 사람이 있었고, 그저 산이 좋아 오른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지리산 종주를 위해 6주간 산행연습을 했고 지리산 종주 이후에도 산악회는 지속되었다. 지리산 종주를 준비하며 도봉산에 오르다 산을 좋아해서 도봉산을 뒷동산 오르듯 하는 ‘지나지산’은 지리산을 1년에 2번은 종주한다 해서 나에게 부러운 존재였다. 언젠가 그녀와 함께 지리산 종주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
씩씩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오디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오디는 다양한 경험과 시민단체 활동경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 저기 활동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발 걸치기’ 식이거나, 그저 경력 과시용이 되고 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오디와 조금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꽤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통한 성장의 계단을 꾸준히 밟아왔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한 동안은 처음 운동을 접했던 단체의 분위기와 잣대에 맞춰서 모든 걸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민단체는 돈도 없어야 하고, 작아야 하고… ‘이래야 한다’는 식의 틀을 고집하는 게 있었죠.” 그러나 지금 오디는 세상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는 눈이 생겼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자신의 좁은 틀을 깨달으면서 오디가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