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이나 문화센터 등 노인들을 위한 공간을 둘러보면 모두 남성노인 중심이다. 여성노인들이 비율은 더 많은데 그 많은 여성노인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여성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니던 이 여성노인들을 만났던 곳은 거의 대부분 동네 ‘놀이터’였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여성들은 대부분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도 없는 놀이터가 여성노인들의 쉼터? 왜 노인여성들은 놀이터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도봉구 내의 노인복지 관련 공공시설을 모니터링 한 의 김현아씨는 첫째 이유로 ‘비용’을 꼽는다. 문화센터나 복지관, 경로당 등을 이용하는 경우 아주 적은 금액이라고 해도 회비를 내야 하는데 저소득층의 여성노인들은 이 조차도 낼 수 없는 경우들이 많..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두컴컴한 산속 길. 수십 명의 사람들이 머리에는 헤드라이트를 두르고 손에는 전등을 들고서 천왕봉으로 향하고 있었다. 살을 에듯이 바람은 날카로웠다. 그 속에 우리 11명의 일행들이 오르고 있었다. 헉헉대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오르막의 산길은 힘들었다. ‘앞이 보였다면 조금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수 있었을 텐데.’ 마음을 위로하며 천천히 올랐다. 푸르스름한 새벽기운이 느껴질 때쯤 드디어 천왕봉에 도착했다. 정말 내가 종주를 했구나 하는 기특함으로 스스로를 칭찬했다. ‘잘했다. 야리’.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종주의 기쁨이 큰 만큼 아쉬운 하산 길 천왕봉에서 선명하고 맑은 일출은 보지 못했다. 날이 훤하게 밝아오자 우리는 하산을 결정했다. 배낭을 챙겨 매는데 ‘천왕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