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인권유린의 한가운데 있는 언론사 수장들 故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의 명단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많은 이들은 이 수사가 결국 흐지부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르긴 했지만, 우리사회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여성연예인의 인권침해에 얽힌 구조적인 문제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듯이 장씨의 유족에 의해 고소된 리스트 인물들에 대한 경찰 조사는 처음엔 성매매특별법으로 검토되다가, 이후 형법상 강요죄로 방향을 선회했다. 성매매특별법 입증 문제가 쉽지 않다는 법리상 문제라지만, 경찰수사가 사건의 핵심에서 한발 비껴나가고 있다는 것이 확연해졌다. 성매매와 폭행을 강요당하고도 소속사와의 노예계약과 다를 바 없는 족..
생명체로서 자연의 시간을 체험하며 봄맞이 물청소를 했다. 겨우내 흙투성이로 더러웠던 베란다 바닥을 물로 닦아내니 마음까지 가벼워졌다. 지난 겨울 실내에 갇혀 추위를 피하던 화초들을 모두 내놓은 지도 벌써 보름. 개나리가 노오랗게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달 20일경이었던 것 같다.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선인장은 다소 파리한 빛을 띠고 있었지만, 은행나무, 단풍나무도, 철쭉과 백화등도 연하고 보드라운 새 잎을 가만히 내밀고 있다. 그래서 4월을 ‘맑은 잎새의 달’이라고 하나 보다. ‘내 시간은 봄에 맞춰 있다’ 열어둔 창을 통해 보니 봄은 봄이다. 만발한 노란 개나리, 만개하기 시작한 연분홍의 벚꽃, 그리고 터지기 직전인 하얀 목련꽃, 봄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3월 중순경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