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지하계단을 내려오다 보면 “(/)와 같은 표시가 있는 발판을 밟거나 통로를 지나면 벌칙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 유리문을 지나면 금지표시의 발판이 나오고 그것을 밟으면 밝은 조명이 터진다. 순간 눈앞에 감시카메라를 인식하게 되는데, 그 아래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나보다 먼저 발판을 밟아 카메라에 찍힌 관객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규율.장치"/모니터링 팀/인터랙티브설치/2009)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손목과 발목에 긴 나무막대가 연결되어 있고, 이들은 또 다른 군복 입은 사람의 호령에 의해 행진을 하기도 하고 일률적으로 담배를 피우기도 하며 심지어 화장실에서 소변까지 함께 본다. 대한민국의 군대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5월, 친구가 결혼식을 올렸다. 화려한 휴양지로 신혼여행을 가지도, 으리으리한 신접살림을 장만하지도 않았던 그녀가 의외로 많은 시간과 의미를 부여해 선택한 아이템이 있었다면 그건 놀랍게도 웨딩드레스였다. 친구가 입은 드레스는 입는 사람의 기호에 맞게 디자인된 것은 물론,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천연한지 섬유로 만들어졌으며, 예식 후에도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게 평상복으로 고쳐 입을 수 있는 친환경 드레스였다. 그렇게 친구의 결혼식에 중요한 하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드레스를 만들어 준 사람을 만났다. 바로 ‘그린 디자이너’ 이경재씨다. “바른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SBS 의상실 직원으로 주5일 근무하며 지내던 이경재씨가 ‘그린 디자이너’로서 재탄생하게 된 배경은, 아버지의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