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석 글, 그림 (창비) 만화가 최규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절찬리 스크랩되었던 패러디 만화 때문이었다. 라는 제목을 보고 아기공룡 둘리를 기대하고 클릭했다가, 임노동자가 되어버린 둘리아저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린 둘리, 박카스아줌마 또치와 해부용으로 팔려가는 도우너 등등 더 이상 명랑만화의 주인공이 아닌 그들이 몸으로 겪는 세상의 황량함과 폭력성이 슬펐다. 그 다음으로 접한 만화는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6월 민주화 항쟁을 다룬 이다. 매일같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이 만화가 지난 역사의 뒷페이지가 아니라 현재형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위의 두 작품을 읽고서 내가 느꼈던 것은 1980년대적인 감수성..
여성관련 법제도가 여성의 현실을 변화시켰는가? 여성발전기본법은 여성정책의 청사진과도 같은 법률이다. 이 법은 여성정책의 정의와 여성정책의 수립과 시행, 점검 그리고 여성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내용, 목표뿐 아니라, 여성발전기금의 설치.운용.사용, 여성단체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되어 15년이 경과하는 동안 한국의 여성관련 법과 제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관련 법이나 제도가 여성의 현실을 변화시켰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에 관한 논의는 바로 이런 의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여성발전기본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여성관련 법과 제도가 실제 여성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정책이‘여성발전’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