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생소했다. 전생을 통틀어 여자 몸으로 사는 건 이생이 처음이듯. 나이 쉰을 목전에 두고 그간 내게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적응장애를 일으킨다. 때에 맞춰 결혼을 하고 사랑 받는 아내와 착한 며느리, 훌륭한 엄마가 되었다. 의심하지 않았으며 믿었더랬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세 가지 중의 어느 하나가 남아있는지 모른다. 기대수명인 팔십이 내게도 허락된다면 앞으로 세 번의 강산이 변할 테다. 남아있는 하나가 있거나 없거..
[윤하의 다시 짜는 세상]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 여러 개의 화분들이 나와 있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10월 경의 일이다. 처음 나는 ‘누가 화초들에게 바람을 쐬어주려고 내놓았나 보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10월이 지나고 11월이 되어도 그 화초들은 계속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렇게 겨울이 되도록 들여가지 않는 화초들을 바라보면서 설마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주인이 있는 그 화초들을 덥석 들고 가기도 마음 편한 것은 아니어서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옆을 지나쳤다. 11월이 지나면서 또 다른 몇 집에서도 화초를 내놓았다. 그것들을 일부러 버렸다는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곧 영하의 날을 맞았고, 또 눈도 내렸다. 며칠 전, 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수도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