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자녀에게 가장 절실한 건 무엇인가?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을 하고 있는 선배를 뵈러 산사에 갔다가 발달장애 청년을 한 명 만났다. 23세인 신체 건강해 보이는 청년은 자폐라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그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좁은 아파트에서 아들과 24시간 함께 보내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이곳으로 오셨단다. 그 청년은 어머니와 둘이서만 생활해 와서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 맺을 줄 모르고,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면 어머니에게조차 폭력을 행사하는 등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나요?”라는 내 질문에, 선배는 그렇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요즘도 이런 부모가 있나 싶다. 장애아가 사회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제 역할을 하면서 ..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4)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지난 달 9일 저녁 집에 있는데 바닥이 쿨렁 하고 흔들렸습니다. 무엇이 왔는지 바로 감지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땅이 흔들리는 것, 지진입니다. 1978년에 지진 계기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수도권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처음이라고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작년 2009년 1월 코스타리카에서도 집이 흔들렸습니다. 서울에서와 달리 훨씬 굵고 강했습니다. 마치 덤프트럭이 와서 쾅 하고 건물을 박고 달아나 버린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도 6이 넘는 꽤 큰 지진이었습니다. 스물 다섯 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