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④ 포카라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진형민) ▲네팔의 대표음식 달밧은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Renata.T.M / flickr.com 빈이가 달밧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달밧(dahlbat)은 커다란 쟁반 위에 되직한 콩 스프와 밥 그리고 몇 가지 야채반찬이 곁들여 나오는 네팔식 백반이다. 스프 끓이는 작고 납작한 콩 이름이 ‘달(dahl)’이고 네팔말로 밥이 ‘밧(bat)’이라, 예쁜 이름 달밧이 되었다. 빈이가 좋아하는 야채 달밧은 대략 100루피(우리 돈으로 약 ..
이경신의 도서관나들이(20)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려는 노력 “내가 손바닥에 올려놓을만한 지렁이 하나를 고른 이유는 여러 해 동안 그것들을 데리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만져볼 생각을 못했다는 자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내 살에 닿는 것을 꺼리던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지렁이와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으면서 어찌 뜰의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어둡고 축축한 곳에 대해 무언가를 알려고 했는지?” (에이미 스튜어트 달팽이, 2005, ‘다윈의 지렁이들’) ▲붉은 큰 지렁이. 비오는 날 땅위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지렁이. 출처: 에이미 스튜어트 비온 다음 날이면 동네 곳곳에서 지렁이들과 마주친다. 개중에는 살아 꿈틀거리는 것도 있고, 죽어 널브러져 있는 것도 있지만, 포장된 길에서 방황하며 죽어가는 지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