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네팔 ② 포카라 ▲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페와 호수에는 빈 나룻배가 나란히 묶여있다. 시장통 같은 카트만두에서 버스를 잡아타고 깎아지른 절벽 길을 여덟 시간 넘게 달려 겨우 포카라(Pokhara)에 닿았다. 포카라는 히말라야 트레킹이 시작되는 네팔의 작은 도시이다. 머리 젖혀 히말라야를 올려다본다. 청청한 하늘 아래 눈 덮인 히말라야가 병풍처럼 세상을 두르고 서있다. 하얗게 빛나는 산의 등줄기를 눈으로 훑고 나니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먼발치..
여성사전시관 展 전시장 입구부터 흥겨운 노래 가락과 그림이 관객을 반긴다. 오선지를 따라 사뿐사뿐 걸어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알록달록 글씨가 가슴을 무겁게 내리 누른다. "라식하고 교정하고 어학연수 갔다오고 스팩쌓고 알바하고 이곳저곳 원서쓰고 잘난 줄 알았는데 난 그냥 들러리-" "미대 나와 보험회사 계약직 음대 나와 쇼핑몰 알바- 큰 돈 들여 대학 갔더니 난 누구 여긴 어디" 뭔가, 멈칫.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슴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우리들의 현실. (안윤민, 위 작품) 한 벽 가득 채울 수 있는 아르바이트 목록들. 치열하게 살아 온, 현재까지도 그리 살고 있는,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우리 시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다제이/ 위) 하지만 그러한 현실에 좌절과 한탄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