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야기 다시 읽기: 노화를 막는다? 막아야 한다? 얼마 전에 친구와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 웬만해선 내가 화장품 가게에 들르는 일이 없는데, 그 날 만났던 친구가 눈가에 바르는 아이크림 제품을 산다고 해서 같이 가준 것이었다. 친구가 고르고 있는 제품들의 가격대를 보니, 아이크림은 4만원 대의 꽤 비싼 화장품이었다. 그런데 거기 점원이 이미 원하는 제품을 고른 친구에게 나이를 물으면서, 20대 중반쯤 되면 링클케어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고, 누가 보더라도 장삿속이 드러나는 말을 건넸다. 아니나 다를까 링클케어 제품들은 거의 10만원에서 20만원 대에 육박하는 고가의 화장품이었다. 저 작은 화장품 가격이 10만원이 넘는다니, 나는 그만 황당하다는 생각을 숨기지 못하고 웃고 말았다. 그리고 옆에서 이걸 살..
몸 이야기 다시 읽기: 여성 몸에 대한 권리 존중돼야 몇 살이었는지도 모를, 아주 오래 전에 본 한 TV 코미디 프로를 기억한다. 내용은 이렇다. 주르륵 서있는 코미디언들 사이 어떤 대화가 오가고 각각의 말 한마디로 서열이 결정된다. “난 집에서”라고 말했던 사람의 서열이 가장 낮고, 그 다음이 “동네병원”, 그 다음이 그 보다 더 큰 단위의 병원, 그 다음 무슨 유명한 병원의 이름을 댔던 사람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으스댔으나, 맨 나중 사람의 “난 제왕이야”라는 말 한 마디에 모두 고개 숙여 그에게 “형님”을 외쳤다. 그 프로그램을 함께 보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덧붙인 말씀은 “우리 딸도 빠지지 않지. 대학병원에서 태어났으니”였다. 그 때 난 별로 웃기지 않았던 그 토막극에서, 마치 한 자리 인정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