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여섯째 이야기 두유에 잼 바른 식빵, 과일 몇 조각, 그리고 텃밭에서 뽑은 푸성귀를 툭툭 잘라 간장과 식초와 올리브유를 몇 방울 뿌린 샐러드로 아침상을 차리던 시절은 갔다. 요즘 함양의 아침 기온은 5도에서 6도 사이. 잠옷으로 입는 바지 위에 치마를 두르고 두툼한 등산양말과 수면양말을 겹쳐 신고도, 온기가 전혀 없는 마룻바닥을 디딜 때는 나도 모르게 깨금발을 들고 종종걸음을 치게 된다. 코를 훌쩍이며 뜨거운 미역국이나 김칫국을 후루룩 들이마셔야, 세포들이 비로소 지난밤의 여운을 털어버리고 깨어나는 계절. 바람도 흙도, 심지어는 햇살마저 푸르고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는 가운데 식물들은 이미 제 몸에 붙어 있던 살들을 발라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수확되지 않은 채 하나둘 ..
미국-멕시코 자유무역협정 이후 멕시코를 방문하다④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 10년간 활동해 온 박남희님이 최근 멕시코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여성노동자들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왔습니다. 미국-멕시코 자유무역협정 이후 변화하는 멕시코 사회의 모습과, 그 속의 여성들의 활동을 5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아름답고 다양한 문화를 가진 관광지 오아하카(Oaxaca) 노동자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인 ‘실라’(Centro Investigacion Laboral y Asesoria Sindical)의 초청으로, 오아하카로 향했다. ‘노동조합과 교육활동’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국제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나는 2006년 일어난 교사들의 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듣게 되었다. 멕시코시티에서 7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