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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자인권연대 등 29개 단체, '바성연' 광고 규탄 기자회견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박희정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이하 바성연)’과 ‘참교육 어머니 전국모임’이 조선일보에 게재한 동성애혐오 광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뜨겁다. 지난 6일 11시 보신각에서는 종교계, 청소년, 성소수자, 보건의료인, HIV/AIDS 감염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광고 게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등 29개 단체들은 광고를 게재한 ‘바성연’ 등을 향해 “동성애 혐오 선동을 당장 중단하고, 이번 일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한 동성애자와 HIV/AIDS감염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광고를 실은 일간지도 혐오조장에 일조한 것” 
 


▲ 동성애자인권연대 등 29개 단체들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고를 게재한 ‘바성연’ 등을 향해 “동성애 혐오 선동을 당장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 일다 
 
이들은 광고 게재를 허락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 박기호씨는 “동성애 혐오광고를 중앙일간지에서 거리낌 없이 실어준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권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박씨는 “조선일보 또한 광고를 실음으로 차별과 혐오조장에 일조를 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번 광고는 동성애 혐오뿐만 아니라 에이즈에 대해서도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고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우려와 비난을 받고 있다.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의 윤가브리엘씨는 광고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개탄했다. 에이즈가 “과학적 의학적으로 성정체성과 상관이 없으며, 예방하지 않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지 이미 20여년이 지난” 시점에 또 다시 같은 얘기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바성연’ 등이 동성애가 에이즈 확산의 주범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동성애가 문제가 아니라 동성애 혐오가 문제” 라고 잘라 말했다.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이라는 인식은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때 동성애자 탄압을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게 이미 밝혀진 사실”이며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 에이즈 감소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바성연’ 등이 에이즈를 죽을 수밖에 없는 병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에이즈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현재 기대수명도 늘어나 ‘만성질환’의 하나가 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에이즈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들 때문에 감염인들이 진단을 꺼리게 되어 진단 자체가 늦어지고 관리가 힘들어진다는 점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소수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 차별금지법 제정 시급해 
 

▲ '혐오는 권리가 아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바성연'의 광고에 규탄문구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일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5월에 이어 또 다시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가 게재된 것이 차별받는 소수자의 인권상황을 보여준 실례라고 입을 모았다.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19살의 우주씨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고통스런 경험을 전했다. 같은 반 친구들 중 몇몇은 우주씨의 얼굴에 침을 뱉고, 체육시간에 의도적으로 노려 공을 차대거나 돌을 던졌다고 한다. 급기야 담임선생님 귀에까지 들어가 상담을 받아야 했다.
 
결정적으로 자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졸업앨범 촬영 때 겪은 사건이다. 한 급우가 어깨에 발을 올렸다. 싫다는데도 더 힘주어 발을 올린 그 아이는 왜 그러냐는 우주씨의 물음에 “게이는 밟아야 돼, 게이니까.”라는 말로 응수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유 없는 폭력에 노출되었지만, 학교에서는 아무도 그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우주씨는 1급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레즈비언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녀는 “네가 레즈비언인 이유는 장애인이니까 제대로 된 남자를 못 만나봤기 때문이다.”, “정신이 타락해 하나님이 벌을 주셨고, 그래서 에이즈에 걸려 눈이 멀었다.”와 같은 독설을 들었다고 한다. 심지어 ‘치료를 한다’며 강제적인 이성과의 성 접촉을 강요받았다. 악귀를 쫓는다며 집단 구타를 받기도 했으며, 정화의식이라는 이름의 물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금도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해 “국가는 성적지향 차별 금지를 포함하는 실질적인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하고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바 있는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최현숙씨는 동성애혐오가 수면위로 드러나는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나가야할 때”라며 “우리들이 원하는 차별금지법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주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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