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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교육일기> 새로운 생각을 얻는 다양한 방법③ 
 
새로운 생각을 얻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는 ‘결합’을 이용하는 것이다. 결합은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물건을 붙여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 몇몇 창의성 교재에서도 이를 활용한 간단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처럼 결합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고,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생활 곳곳에서 결합을 이용한 발명품들이 많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 카메라가 붙어있는 것이나 TV를 볼 수 있는 DMB폰 모두 결합을 이용한 발명품이다.
 
지난 주 형진, 예빈, 원석이와 ‘결합’을 공부했다. 늘 첫 문제는 쉬운 걸 해본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물건이 학용품인 만큼, 이번 시간의 첫 문제는 학용품을 골랐다. 나는 여러 가지 학용품을 예로 제시하고, 그것들 중 두 개를 결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예빈이는 샤프와 풀을 결합했다. ‘돌려서 쓰는 샤프를 이용하여 누르면 샤프심이 나오고 돌리면 풀이 나오는 물건’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원석이는 자와 칼을 결합했다. 보통 커트 칼의 칼등에 눈금이 표시되어 있어, 자로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다. 준비운동을 해본 문제인데, 기대한 것보다 모두 잘 했다.
 
이번에는 ‘고무풍선’을 제시해 주고 그것과 마음에 드는 아무 물건이나 결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결합할 물건의 숫자나 종류는 제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답도 충분히 재미있고 아이들의 상상력이 잘 담겨 있었다. 형진이는 생태적 감수성이 뛰어난 아이답게 풍선을 이용한 새집을 만들었다. 보통 나무 위에 새집을 달아놓기 마련인데, 띄운 풍선에 새집이 달려있다. 물론, 풍선이 날아가지 않도록 특수재질의 실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그는 이 새집의 장점으로는 ‘나무에 새집을 달 필요가 없어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걸 덧붙였다.
 
예빈이는 풍선과 MP3를 결합했다. 그리고 그 물건을 설명하기를 ‘풍선 안에는 선들이 당겨져 있고, 풍선 겉면에는 MP3 화면이 나타나서 풍선을 가지고 놀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충분히 연습이 된 것 같다. 결합은 이처럼 두 개 이상의 물건을 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인데, 이때 새로운 물건은 단순히 두 개를 그냥 합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필과 지우개를 결합한 지우개 달린 연필은 연필과 지우개의 기능이 그대로 있다. 그러나 TV홈쇼핑은 TV와 백화점이 결합된 것이지만, TV도 아니고 백화점도 아닌 TV홈쇼핑이라는 매우 새로운 것이 탄생했다.
 
이제부터 우리도 어떤 물건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쓰임과 다른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볼 것이다. 그 첫 문제로 나는 물컵을 제시했다. 물을 마시는 용도 말고 물컵을 다른 것과 결합해 새롭고 재미있는 물건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예빈이는 물컵 두 개와 색종이를 결합해 장식품을 만들었다. 물컵을 두 개 맞붙여 그 위를 색종이로 꾸미고 눈과 입을 단다. 유리여서 잘 넘어지지 않고 장식으로 쓸 수도 있다고 설명을 했다.
 
형진이는 물컵과 전등을 결합했다. ‘물컵 위에 색 필름을 넣어 뚜껑을 만든다. 그리고 전등에 판지를 넣어 물이 새지 않도록 하고 물을 넣는다. 이렇게 물을 넣으면, 전등을 켤 때 더 예쁠 것이다. 또 물속에 색소를 넣어 더 예쁘게 할 수 있다’고 자기가 만든 물건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우산’을 다른 물건과 결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원석이는 우산과 물통, 정수기, PH측정기를 결합해 정수기를 만들었다. 그는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우산 정수기이다 밑에는 PH측정기가 있다. 그리고 물통에 물이 차면 정수기가 물을 마실 수 있게 하여 먹을 수가 있다. 비도 막을 수 있다.”
 
형진이는 우산과 팽이를 결합했다. 우산을 뒤집어 놓고 그 안에 비닐을 씌우고 돌리면 팽이가 되는데, 끝을 뾰족하게 하면 더 잘 돌아간다고 한다.
 
이제 마지막 문제다. 마지막 문제는 아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결합하라고 했다. 예빈이는 공책과 천을 골랐다. 공책 네 개를 붙여서 단단하게 만들고 아래 받침은 천으로 막아 연필꽂이를 만들었다. 또 형진이는 동상과 모니터, 컴퓨터를 결합했다. 동상 옆에 모니터와 컴퓨터를 달아, 작가와 만든 계기 등을 소개해 주고 음성인식으로 각각의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 ‘결합’은 새로운 생각을 얻는 쉬운 방법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공부를 끝내고 나면 자기가 얼마나 창의적인 사람인지에 놀라고, 그런 경험이 주는 자신감으로 즐거워한다. 오늘도 자신감으로 충만해져, 아이들은 부쩍 깔깔거리며 현관문을 나섰다. (※ 교육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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