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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이나 방송에서 연일 고유가와 관련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매체들은 앞 다투어 기획기사를 싣고, 생계형 차량과 어선 소유자들의 삶의 문제,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혹은 정부정책의 안일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고유가와 석유 중독에 빠진 한국사회에 대한 묵시론적 경고를 보내면서도,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내용으로 서둘러 손쉬운 결론을 내리곤 하는 모습이다.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할 지자체들도 에너지 절약 강령을 만들거나 비용절감 캠페인을 선전하고 있다.
배럴당 유가 130달러, 내 삶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절약’이라는 결론만으론 현재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할만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유가 시대의 해법으로 개인들이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주장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정책을 제시하고 만들어야 하는 이들이 ‘에너지 절약’만을 강조한다면, 다른 측면에서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측면도 있다.
유가는 급격히 상승하는데 정유회사들은 망하기는커녕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왜 묻지 않는가. 또,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내 삶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참고로 “배럴당 100달러가 넘었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1배럴은 158.9리터이다. 겨울철 군고구마 장사에 요긴하게 쓰이는 둥그런 드럼통보다 조금 적은 부피이다.
또한 내가 낸 세금으로 정부는 도대체 어떤 정책을 누구를 위해 집행하고 있는 것인지,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 대응을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정책을 펴고 있는데, 도대체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수준은 어떻고, 현실적으로 에너지전환이 가능한 것인지, 이런저런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개인들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식의 진단으론 현재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없다. 고유가의 해법을 에너지절약에서 찾는 사람은 현재의 고유가 문제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석유를 펑펑 써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고유가의 원인으로 석유정점(Oil Peak)과 수요급증, 약한 달러화, 그리고 투기에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의 원인을 지적했으면, 각각의 원인에 대한 장단기적 해법을 얘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석유정점은 간단히 말해 원유 생산량이 한계에 이르는 시점을 말한다. 독일 재생가능에너지법안을 고안하고 제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녹색당의 한스 요셉 펠의원(Hans Josef Fee)에 따르면, 석유는 이미 정점을 지났고, 석탄은 2030년, 우라늄은 2040년쯤 정점에 다다른다. 물론 연구자에 따라 예측치가 다른데, 분명한 것은 현 세대에 화석에너지의 정점 국면을 맞이하고, 생산량이 감소해 고유가 및 에너지위기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 효율화와 화석연료 전환’ 중장기 대책 나와야
어쩌면 고유가의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공급은 한정되거나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이나 인도 등의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한국 등 각 국가들이 화석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에너지체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때문에 에너지 절약으로 고유가를 극복하자는 슬로건을 정부가 내걸었을 때,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피해가거나, 한계에 다다른 화석에너지 체계를 전환하려는 시도를 막아버리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쓰는 석유제품은 전체 소비량의 8.1%에 불과하다. 비록 중장기적 과제일지라도,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와 도로 중심의 수송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정답이다.
물론, 에너지 사용 효율화 및 저감을 위한 정부, 산업, 민간 차원의 노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다. 고유가의 원인과 해법의 허구성, 그리고 그것의 정치적 의미를 따지자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은 필수적이다. 최근 미국은 연방정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30% 올리고, 2017년까지 휘발유 사용의 20%를 대체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독일은 2020년까지 에너지효율을 1990년 대비 2배 향상시키고, 소비연료의 16.8%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새로 건설되는 건축물에 대하여 50% 에너지 절약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10대 중점 에너지절약 프로젝트 실시 방안”을 수립했다. 새마을운동 방식으로 애꿎은 시민들에게 에너지절약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화와 화석연료 전환을 위한 범 국가차원의 중장기적인 전략의 수립과 집행이 필요한 것이다.
국제 유가가 치솟아도 망하지 않는 정유사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을 통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유가에 서민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는데, 거꾸로 정유사의 이익은 몇 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석유 제품의 원료인 원유가격이 몇 년 사이 4~5배나 올랐으나, 정유사는 왜 망하지 않는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된다.
2003년부터 2006년 사이 국제 유가는 2.3배 증가했고,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생산량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정유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 1천550억원에서 2조 8천650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정유사들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수조 원에 이른다.
이런 기형적인 현상의 뿌리에는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정유사의 담합과 폭리구조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위기의 핵심은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과정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원유 등 화석에너지는 국제적인 전쟁과 분쟁, 원주민의 기본권 유린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특히 한국으로선 기후변화협약 가입을 앞둔 상황에서 경제적 충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생산과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에너지 재벌의 무한 이윤추구 과정에서 석유고갈과 고유가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발전소 2위
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각종 자연재해가 급증하면서 지구사회는 파국적 종말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는 전기는 석탄(32.7%), 우라늄(26.8%), LNG(19.6%), 석유(6.8%) 등을 태워서 만든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쓴 전기의 87%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해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석탄이나 석유, 가스, 우라늄 등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한국은 2005년 기준으로 전 세계 CO2의 1.7%를 배출한 10위 국가이다.
행동을 위한 탄소감시(Carbon Monitoring for Action; CARMA)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의 60%가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의 1/4이 여기서 발생한다.
매년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수천 개의 발전소에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가 100억 톤 가까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발전소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발전소’ 리스트 중 2등의 영광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실적 대안은 무엇이냐, 원자력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냐고 따져 물을 수 있겠다. 간략히 골격만 풀자면, 현행 에너지 공급체계를 지금 당장 한 순간에 중단하고 태양, 바람, 바이오 등 미래에너지 체계로 바로 전환하자는 것이 아니다.
먼저 현재의 중앙 집중형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체계가 갖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적어도 30~50년 정도의 미래 사회에 어떠한 에너지 체계를 수립할 것인가의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그 사이에 필요한 정책적 수단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이행 시나리오를 만들고 흔들림 없이 집행해야 한다.
한편, 원자력은 발전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발전원료인 우라늄의 채굴, 가공, 농축, 핵연료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면 파국적인 위험성 문제가 있고, 사용 후 핵연료의 처리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비용, 우라늄 피크와 발전설비, 운영의 경제성 문제 등으로 인해 결코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재생가능에너지 체계, 경제적으로도 유용한 전략
지난 2월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기후.에너지 부문 국정과제의 핵심 키워드는 ‘원전 수출과 해외자원개발’이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어쨌든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된 직후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폭등했고,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에 300여억 원을 들여 현지 법인을 세워 바이오디젤 개발사업에 뛰어 들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두산중공업은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반응이 직접적이었다. 삼성의 경우는 인도네이사의 원시림을 밀어버리고 원주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팜 플렌테이션 사업을 수익성 좋은 유망한 사업으로 간파하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은 현실 가능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국가 전략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일 뿐만 아니라, 유관 중소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와 농촌을 회생하는 경제적 파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환과정에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화석에너지 노동자를 전환하는 것도 유효한 산업정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에너지 문제는 환경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고, 경제의 문제이다. 에너지 문제는 정치적이다. ⓒ www.ildaro.com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이강준
[에너지정치센터와 일다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관련한 기사를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한다. 이번 기사의 필자 이강준님은 에너지정치센터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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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고유가와 석유 중독에 빠진 한국사회에 대한 묵시론적 경고를 보내면서도,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내용으로 서둘러 손쉬운 결론을 내리곤 하는 모습이다.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할 지자체들도 에너지 절약 강령을 만들거나 비용절감 캠페인을 선전하고 있다.
배럴당 유가 130달러, 내 삶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절약’이라는 결론만으론 현재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할만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유가 시대의 해법으로 개인들이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주장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정책을 제시하고 만들어야 하는 이들이 ‘에너지 절약’만을 강조한다면, 다른 측면에서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측면도 있다.
유가는 급격히 상승하는데 정유회사들은 망하기는커녕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왜 묻지 않는가. 또,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내 삶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참고로 “배럴당 100달러가 넘었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1배럴은 158.9리터이다. 겨울철 군고구마 장사에 요긴하게 쓰이는 둥그런 드럼통보다 조금 적은 부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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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방송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개인들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식의 진단으론 현재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없다. 고유가의 해법을 에너지절약에서 찾는 사람은 현재의 고유가 문제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석유를 펑펑 써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고유가의 원인으로 석유정점(Oil Peak)과 수요급증, 약한 달러화, 그리고 투기에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의 원인을 지적했으면, 각각의 원인에 대한 장단기적 해법을 얘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석유정점은 간단히 말해 원유 생산량이 한계에 이르는 시점을 말한다. 독일 재생가능에너지법안을 고안하고 제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녹색당의 한스 요셉 펠의원(Hans Josef Fee)에 따르면, 석유는 이미 정점을 지났고, 석탄은 2030년, 우라늄은 2040년쯤 정점에 다다른다. 물론 연구자에 따라 예측치가 다른데, 분명한 것은 현 세대에 화석에너지의 정점 국면을 맞이하고, 생산량이 감소해 고유가 및 에너지위기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 효율화와 화석연료 전환’ 중장기 대책 나와야
어쩌면 고유가의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공급은 한정되거나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이나 인도 등의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한국 등 각 국가들이 화석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에너지체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때문에 에너지 절약으로 고유가를 극복하자는 슬로건을 정부가 내걸었을 때,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피해가거나, 한계에 다다른 화석에너지 체계를 전환하려는 시도를 막아버리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쓰는 석유제품은 전체 소비량의 8.1%에 불과하다. 비록 중장기적 과제일지라도,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와 도로 중심의 수송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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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은 필수적이다. 최근 미국은 연방정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30% 올리고, 2017년까지 휘발유 사용의 20%를 대체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독일은 2020년까지 에너지효율을 1990년 대비 2배 향상시키고, 소비연료의 16.8%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새로 건설되는 건축물에 대하여 50% 에너지 절약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10대 중점 에너지절약 프로젝트 실시 방안”을 수립했다. 새마을운동 방식으로 애꿎은 시민들에게 에너지절약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화와 화석연료 전환을 위한 범 국가차원의 중장기적인 전략의 수립과 집행이 필요한 것이다.
국제 유가가 치솟아도 망하지 않는 정유사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을 통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유가에 서민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는데, 거꾸로 정유사의 이익은 몇 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석유 제품의 원료인 원유가격이 몇 년 사이 4~5배나 올랐으나, 정유사는 왜 망하지 않는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된다.
2003년부터 2006년 사이 국제 유가는 2.3배 증가했고,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생산량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정유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 1천550억원에서 2조 8천650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정유사들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수조 원에 이른다.
이런 기형적인 현상의 뿌리에는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정유사의 담합과 폭리구조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위기의 핵심은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과정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원유 등 화석에너지는 국제적인 전쟁과 분쟁, 원주민의 기본권 유린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특히 한국으로선 기후변화협약 가입을 앞둔 상황에서 경제적 충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생산과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에너지 재벌의 무한 이윤추구 과정에서 석유고갈과 고유가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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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각종 자연재해가 급증하면서 지구사회는 파국적 종말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는 전기는 석탄(32.7%), 우라늄(26.8%), LNG(19.6%), 석유(6.8%) 등을 태워서 만든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쓴 전기의 87%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해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석탄이나 석유, 가스, 우라늄 등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한국은 2005년 기준으로 전 세계 CO2의 1.7%를 배출한 10위 국가이다.
행동을 위한 탄소감시(Carbon Monitoring for Action; CARMA)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의 60%가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의 1/4이 여기서 발생한다.
매년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수천 개의 발전소에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가 100억 톤 가까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발전소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발전소’ 리스트 중 2등의 영광을 차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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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현재의 중앙 집중형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체계가 갖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적어도 30~50년 정도의 미래 사회에 어떠한 에너지 체계를 수립할 것인가의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그 사이에 필요한 정책적 수단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이행 시나리오를 만들고 흔들림 없이 집행해야 한다.
한편, 원자력은 발전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발전원료인 우라늄의 채굴, 가공, 농축, 핵연료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면 파국적인 위험성 문제가 있고, 사용 후 핵연료의 처리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비용, 우라늄 피크와 발전설비, 운영의 경제성 문제 등으로 인해 결코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재생가능에너지 체계, 경제적으로도 유용한 전략
지난 2월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기후.에너지 부문 국정과제의 핵심 키워드는 ‘원전 수출과 해외자원개발’이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어쨌든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된 직후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폭등했고,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에 300여억 원을 들여 현지 법인을 세워 바이오디젤 개발사업에 뛰어 들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두산중공업은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반응이 직접적이었다. 삼성의 경우는 인도네이사의 원시림을 밀어버리고 원주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팜 플렌테이션 사업을 수익성 좋은 유망한 사업으로 간파하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은 현실 가능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국가 전략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일 뿐만 아니라, 유관 중소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와 농촌을 회생하는 경제적 파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환과정에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화석에너지 노동자를 전환하는 것도 유효한 산업정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에너지 문제는 환경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고, 경제의 문제이다. 에너지 문제는 정치적이다. ⓒ www.ildaro.com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이강준
[에너지정치센터와 일다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관련한 기사를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한다. 이번 기사의 필자 이강준님은 에너지정치센터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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