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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경찰서, 1인 시위하는 학습지교사 강제연행 
 
“거리를 지나는데 경찰차 두 대가 오더니, 경찰 넷이서 (1인)시위하는 여성 한 분에게 몰려와 몸을 바딱 들어 차에 구겨 담고 있어요!”
 
지난 달 30일 오전 10시 5분경,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재능교육 본사 후문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곳을 지나던 시민 이유진씨(30대 여성)는 “너무 폭력적이다. 공안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사람을 잡아갈 수가 있나!” 라고 항의하며 사건을 제보했다.
 
경찰성추행 호소하자, ‘공무집행방해’라며 강제연행
 

유명자씨가 4명의 여경에게 붙들려 강제 연행되는 모습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이날 강압적인 방식으로 경찰에 연행된 여성은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유명자(40)씨다.
 
학습지교사는 특수고용직에 해당하며,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들이 급여삭감 등의 문제로, 사측에 재협상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한 것은 2007년 12월이다. 그러나 재능교육 측이 노사간 단체협약을 폐지하고 조합원들을 계약해지까지 해버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집회 허가조차 나지 않아, 유명자씨 등은 본사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이었다.
 
사건은 이날 아침에 일어났다. 유명자씨가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펴서 벽에 걸었던 것이 화근이 됐다. 혜화경찰서 대학로 지구대 소속 경찰들이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우산을 철거하라고 하면서 실랑이가 일었다.
 
유씨는 이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나무그늘도 없어서 우산으로 가린 것뿐인데, 불법이라면서 철거하라고 하는 거다. (경찰은) 천막도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젠 우산도 안 된다고 하는 거다. 항의했더니, 남자경찰이 가슴을 잡아 뜯으면서 위협했다.”
 
그러나 경찰의 성추행에 대해 문제 제기한 유명자씨는 그로부터 2시간쯤 후, 여경들에게 사지가 붙들려 경찰서로 강제 연행됐다. 혐의는 ‘공무집행방해’다.
 
혜화경찰서 대학로 지구대 관계자는 “112에 신고가 들어와서, 인도 지나는 사람들 불편하다고 해서 접수한 것”이라며, 우산을 철수하라고 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소속 경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유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나머지는 형사과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혜화경찰서 형사과 관계자에게 왜 유명자씨를 잡아갔는지 묻자, “우산으로 경찰관을 찔렀다고 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내용이다.
 
“경찰은 2인1조로 24시간 우릴 감시하고 있어요”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은 이 날 일어난 일들이 결코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수영 사무국장(35)은 “혜화경찰서장이 새로 부임하고서 (사측만이 아니라) 경찰까지 저 난리를 친다. 비가 와서 길바닥에 비닐을 씌우고 앉아 있어도,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 한다. 7일에도 연행해갔다가 훈방 조치했다. 경찰은 24시간 우릴 감시하면서, 건수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명자씨도 “경찰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2인1조가 되어서 우리를 감시하는 일만 한다. 어떻게 해서든 (시위를) 못하게 하려고, 우릴 위축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을 위축시키기 위해, 성추행까지 동원하고 불법으로 강제연행을 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들어 기자회견이나 추모제까지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마구잡이 연행을 하는 등, 경찰의 ‘자의적인 공권력 행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 사태를 겪으면서, 노사갈등사안에 대해 정부가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공권력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데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제보자인 이유진씨도 “노사대립 시 경찰이 너무 일방적으로 사측 편만 드는 것이 아닌가” 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측은 경찰이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고 불법 연행했다며, 경찰의 성추행 건 등과 함께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조이여울 기자/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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