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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초의 ‘정권교체’가 가져올 영향

<8월 30일 총선거를 앞둔 일본은, 55년 전 자민당 창당이래 최초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메이지 유신 이후 ‘관료주의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일당 우위체제’가 막을 내리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일본정치의 최대 쟁점은 무엇이며, 최초의 정권교체가 일본사회와 정치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까. 리츠메이칸대학 법과대학의 오카노야요(岡野八代) 교수(정치사상, 페미니즘이론 전공)로부터 앞으로의 전망과 제언을 들어본다. –편집자 부>

고도성장 끝난 90년대, 큰 전환점 맞이해

일본 역사 최초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은 90년대 이후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약화됐다.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탄생 50년 되는 해였던 2005년에, 창당 이후 숙원사업이던 헌법개정과 교육기본법 개정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로 인해 2006년에는 교육기본법의 교육목표에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양성해 온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한다” 등의 문구와 교육내용에 행정기관이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교육현장 종사자와 전문가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설됐다.

이는 2004년 자민당이 총선거에서 압승하여, 중의원에서 300의석이 넘는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 덕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1988년 리쿠르트 뇌물사건을 발단으로 시작된 정치개혁은 자민당의 분열을 가져왔다. 자민당 vs. 일본사회당의 55년 체제라고 불렸던 보혁의 대립구조가 붕괴되고, 정계개편이 이루어졌다. 1993년 8월에서 1996년 1월까지의 약 2년 반 동안, 자민당 총재가 아닌 연립정권에 의해 선출된 수상이 3기를 역임했다. 그리고 전후 50년을 맞은 1995년에는,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는 무라야마(村山) 담화가 발표됐다.

필자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에 걸친 시기가 일본사회에 커다란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정치경제구조를 지탱해온 고도성장이 확실하게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는 일본의 노동시장과 복지체계, 그리고 재분배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가장이 가족생계를 책임진다고 하는 소위 ‘남성생계형 모델’에 입각한 고용환경과,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한 세금 재분배 정책, 그리고 복지를 오로지 사적인 가정 안의 가족구성원들에게 부담시켜온 것 등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유럽과 달리, 사회민주주의 세력 축소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사회당 소속 무라야마 수상이 탄생함과 동시에, 일본사회당은 야당으로서 가지고 있던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1996년에 소멸했다. 같은 시기 유럽에서, 복지국가 한계를 주창한 신자유주의 세력에 대항하여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소생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거꾸로 숨통이 막히는 상황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사회당 당원의 많은 수는 1990년대에 자민당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결성한 민주당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30일 총선거에서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나머지 당원들은 사회민주주의와 현행 헌법을 수호하고 ‘평화헌법’ 존속을 주장하는 사회민주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사회민주당은 일본에서 미니정당의 약소세력이다.

1990년대로 돌아가 일본의 정치세력을 보면, 혁신세력과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거의 소멸했고, 현재까지 남은 보수세력에 의해 새로운 정치개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자민당이 창당 50주년에 국가의 기본원리로서 ‘애국심’과 ‘전통으로의 회귀’를 강조한 것에 대해, 현재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대찬성할 것이다.

‘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과제 풀어야

현재의 긴박한 쟁점은, 2001년 “자민당 재건”을 공약으로 탄생한 코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朗) 정권으로부터 8년이 지난 오늘, 전후 대부분의 일본인이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어려운 생활환경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이다.

일본사회는 전체노동자의 1/3이 비정규직인 현실이고, 소득 200만엔 이하의 노동자가 천만을 돌파했으며, 실업률은 더욱 악화되고, 빈곤이 심각한 이슈로 대두됐으며, 빈부격차는 확대되고, 사회보장에 대한 불안 등의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곧 매니페스토가 공개되겠지만, 자민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국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다양한 수당제도를 내걸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중학생까지 육아를 지원하고 공립고교를 무상화하며, 고령자에 대한 의료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대결하는 자민당에서는 유아교육 무상화와 급부형 장학금제도 창설 등을 내걸었다.

자민당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정권을 담당해 온 실적을 강조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재원 안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자민당은 국민이 싫어하는 소비세 부담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생활필수품 등에도 예외 없이 빈곤한 사람과 풍요로운 사람에게 동일한 세율을 징수하는 소비세는 가난한 이에겐 매우 큰 부담이다.

정부의 역할은 사회 전체에서 ‘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통해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간의 연대감을 키워내야 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다음의 표는 부부와 자녀 두 명을 기준으로 한 세대의 ‘급여 수입 별로 본 개인소득 과세 부담액’을 국제 비교한 것이다(2009년 1월 현재).

일본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세금부담율이 낮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 차이는 단신 세대를 비교했을 때 한층 더 확대된다. 물론 국민부담에는 그 밖에 사회보장비가 더해지지만, 사회보장비를 포함해도 일본의 국민 세금부담율은 선진국 중에 낮은 편이다.

이것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노동시장에 나와 일할 수 없는 아동 등에게 필요한 비용을 사회 전체가 부담해서 아이를 사회적인 존재로서, 사회의 책임에 입각하여 양육한다는 이른바 ‘사회연대 의식’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이처럼 ‘세금에 의한 재배분 기능이 약하다’는 것은, 일본사회의 성별 격차와도 관련이 크다. 즉, 아이를 양육할 책임은 가족에게 있고, 그만큼 여성들의 가사 부담이 커지며, 이로 인해 여성들은 비록 노동시장에 나가 일한다 하더라도 ‘남성 세대주’의 보조 정도의 노동력으로만 취급될 뿐이다.

‘사회연대의식’ 키우는 정부의 역할 중요

일본정부는 세금 부담율이나 사회의 재배분 기능에 있어서 전후 일관되게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달리 말하면, 여러 가지 환경의 차이나 개인의 사정을 넘어 ‘사회연대’라는 이름 아래에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얻는다”는 사회주의적인 사상이 매우 희박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거는 긴 세월에 걸친 ‘자민당 일당 우위 체제’가 끝난다는 의미에서는, 역사적인 선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관심도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또한 민주당이 내거는 ‘메이지유신 이래 관료제 국가를 해체한다’는 데에도 국민 상당수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과 국가의 관계 설정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서의 재배분 기능, 사회연대를 얼마나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 등, 국가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정치적 논의를 각 정당들이 정면에서 논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때 자민당이었던 당원 대부분이 합류한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서, 어느 정도의 정치변혁이 이루어질 것인가. 자민당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정치이념을 말하는 정치가들의 힘도 쇠약해진 지금, 일본국민들은 장기적인 전망을 통해 일본의 현재와 미래를 제대로 판별해 가야 한다는 판단력을 시험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거에 기대되는 것은, 그러한 국민들의 판단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총선거까지 앞으로 1개월. 미디어의 스캔들 보도 등에 현혹되지 말고, 서로 입장이 다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떠한 국가와 정부를 원하고 있는지, 심사숙고하고 논의해가야 할 때다.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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