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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원 당선인 차해영을 만나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사람이 있다. 서울 마포구 바선거구(서교동, 망원1동) 구의원으로 당선된 차해영 씨다. 그는 이제 ‘국내 최초 성소수자 구의원’, ‘국내 최초 성소수자 선출직 정치인’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차해영 의원은 “그건 모르는 일 아닐까요? 정말 저 말고 성소수자가 없었을까요?” 반문한다.
▲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선출된 차해영 서울 마포구의원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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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갑자기 ‘성소수자 구의원’으로 유명해진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차해영은 사실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며 ‘마포’와 ‘청년’, ‘1인가구’, ‘소수자’ 등의 키워드로 다방면에서 목소리를 내어 온 활동가이자 기획자다. 마포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그의 이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구의원 당선 소식이 크게 놀랍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정치인이 된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있었다.
13일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공간 곁’에서, 차해영 의원과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숨기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인터뷰를 하는 차 의원을 보면서, 흥미롭고 당당한 청년 정치인이 등장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후보였던 2017년 대선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었잖아요. 그 때 ‘다음 대선 때는 저런 말이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게 해야 한다’, ‘저런 말에 상처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민주당에서 당장 뭘 못하더라도, 다음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금까지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으니까 이제 정당으로 위치를 옮겨 보자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게 2017년이에요.
그런데 막상 정당 가입은 했는데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사실 주변 동료들한테 민주당에 입당했다는 이야기도 못하겠더라고요.(웃음) 사실 고민의 시간이 길었어요. 그러다 2019년, 당원 중에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할 참여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한 거죠. 성소수자 당사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축제에 참여하는 의미를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어요. ‘내가 이걸 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에 남아있었던 거구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을 시작하게 됐죠.
그 즈음에 한국 사회에 트랜스젠더 혐오가 부각되는 일들이 있었고, 故 변희수 하사의 사망 사건이 있었어요. 당내에서 내가 역할을 더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힘쓰기 시작했어요. 토론회 자리도 만들고요. ‘목소리를 내자, 청년 정치인 혹은 청년 당원들과 연대를 쌓아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이라는 과업을 해내자’고 움직였죠. 그러면서 저 스스로에게도 조금 더 (민주당을 선택한) 명분이 생긴 것 같아요.
약간 방향을 전환해서 보면, 저한테 민주당은 블루오션 같기도 해요. 무슨 말이냐면 정의당엔 예전부터 성소수자위원회가 있었고, 녹색당엔 심지어 ‘장애인, 이주민, 탈북주민, 성소수자 등의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한다’는 강령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민주당에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에서 저한텐 할 일이 많고,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은 거죠. 또한 앞으로 저출생 고령화 시대라 인구정책이 중요할 텐데,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중심, 혈연가족 중심주의를 벗어난 관점의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절 필요로 할 거라고 봐요.” (계속)
-지방선거 출마 결심은 언제, 어떤 계기로 한 건요?
“2019년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드 프라이드’에 갔을 때, 경찰 등 공권력이 과거 스톤월 항쟁에서 성소수자들을 폭력으로 진압했던 일을 사과하는 모습을 봤어요.(월드 프라이드 2019는 미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상징인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하여 뉴욕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또 시의회 성소수자 정치인들이 퍼레이드 제일 앞에 서서 함께 축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세상을 다 바꿀 순 없어도 ‘낯선 사람들을 환대하고 누구도 차별 받지 않는 도시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시민사회운동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실현하고 싶다,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동네가 바뀌는 사례를 만들 수 있다면, 분명 민들레 홀씨처럼 퍼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계속)
[기사 전체 보기] ‘대화하는 용기’를 말하는 국내 첫 성소수자 구의원 - 일다 - https://ildaro.com/9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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