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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안전한임신중단을 액션 벌이는 가지야 카자네 인터뷰 

 

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저자인 엄마와 초딩 아들이 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기록되어 있다. ‘성적(性的) 대화’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여자 엄마가 겪어온, 혹은 지금 겪는 일상이고, 다른 한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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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야 카자네(梶谷風音) 씨는 올 9월에, 본인이 시작한 임신중단을 위한 ‘배우자 동의’(모체보호법 14조) 폐지를 요구하는 4만 명의 서명과 요구서를 일본 후생노동성에 담당자에게 제출했다.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인생 첫 경험이었지만, 카자네 씨는 세상을 향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여성의 몸은 자기 자신의 것”이며 “성과 생식을 둘러싼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력 있게 말했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임신중단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모체보호법(한국의 모자보건법에 해당) 상에 ‘경제적 사유’ 조항이 있어서, 임신 22주 내에는 임신중단이 합법적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형법에 여전히 ‘낙태죄’가 있다는 것, 그리고 임신중단 방법에 있어서 선택지가 적고 비용도 비싸다는 점 등 일본의 임신중단 상황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

 

한국은 이제 ‘낙태죄’가 사라졌지만, 후속 입법이 진행되지 않은 공백 상태라 의료현장에서 여성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거나, 비용도 제각각이고, 여전히 ‘배우자/남자친구 동의’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임신중단을 위해서는 ‘배우자 동의’를 받게 하는 조항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며 #더욱안전한임신중단을 액션을 벌이고 있는 일본 여성들의 소식을 전한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 지난 9월 14일, 가지야 카자네 씨(왼쪽)와 ‘국제세이프어보션데이 재팬프로젝트’는 임신중단에 있어서 ‘배우자 동의’(모체보호법 14조) 폐지를 요구하는 4만 명의 서명을 모아 일본 후생노동성에 전달했다.  © 페민

 

임신중단의 요건으로 ‘배우자 동의’가 의미하는 바는?

 

작년 5월 31일, 나고야지방법원에서 21세 여성이 징역 5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았다. 임신 후 상대가 연락을 끊는 바람에 동의서에 서명을 받을 수 없었고, 임신중단을 하지 못한 채 고립출산을 한 후 아이를 낳자마자 유기한 죄목이었다.

 

모체보호법에는 “지정의사는 본인 및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배우자의 동의’이며, 배우자가 없는 여성이나 강간을 당한 사람의 경우 동의가 필요 없다. 또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던 여성 역시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 없다고, 후생노동성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라 해도 추후 소송을 피하기 위해 동의서 기재를 요구하는 병원이 있다. 성폭력에 의한 임신이나 법적 혼인을 하지 않은 여성에게도 상대 남성의 ‘동의’를 요구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애당초 ‘배우자 동의’란 여성의 의사보다도 남성의 의사가 존중된다는 의미이다. 임신중단을 하는데 배우자 동의가 필요한 나라는 일본, 인도네시아, 터키, 대만(폐지법안 있음), 쿠웨이트, 시리아, 아랍에미레이트, 모로코, 적도기니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 11개국밖에 없다고 한다.

 

가지야 카자네 씨는 일본에서 ‘낙태죄 폐지’ 및 ‘더욱 안전한 임신중단’을 요구하며 활동하는 ‘국제세이프어보션데이(International Safe Abortion Day) 재팬 프로젝트’와 함께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change.org)에서 ‘배우자 동의’ 폐지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지난 9월 14일에 4만1천4백5십4명의 서명을 후생노동성에 1차로 제출하고, ‘고립출산한 여성에 대해 징벌적인 사회를 바꾸기 위한 성명’을 내고 후생노동성 대신(장관) 앞으로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한 후생노동성 측의 기본적인 회신은 “임신중단에 관해서는 국민 사이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고, 개인의 윤리관, 도덕관과 깊게 관련된 어려운 문제로, 법 개정을 위해서는 앞으로 심도 있게 논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빤한 내용이었다. 또한, 배우자가 없는 사람 등에게도 배우자 동의를 요구하는 점에 대해서는, 모체보호법 지정의사들에게 2년에 1번 주기의 재교육을 통해 다시 주지시키겠다고 했다.

▲ 임신중단을 하는 데 ‘배우자 동의’를 받게 하는 법률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외신클럽에서 영어로 기자회견을 하는 가지야 카자네(중앙) 씨의 모습.  ©페민

 

여성의 성과 재생산 권리에 관해 ‘잠잠한 사회’가 무섭다

 

“제가 ‘배우자 동의’ 조항은 이상하다, 폐지시키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국제세이프어보션데이 재팬 프로젝트’(이하 세이프 어보션) 선배들이 강력하게 지지해줘서 서명 활동을 실현했습니다. 다중 언어로 캠페인을 펼쳐서 외국분들도 서명에 참여해주셨어요. 가본 적도 없는 나라의 여성들을 위해 서명을 해준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뻤습니다.

 

제가 목소리를 내고부터 일본에서도 ‘우리의 임신중단에 상대의 동의가 필요하다니 이상하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점점 늘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내가 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시작한 것이지만, 만약 내가 앞장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면 아직도 사회가 잠잠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가지야 카자네 씨(1996년생)는 네 살 무렵부터 ‘왜 엄마가 아빠 성으로 바꾸고 아빠의 고향에 따라가야 하지?’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여자의 몸은 엄마가 될 준비를 한다”고 배웠지만, 아홉 살 때 ‘내 생식능력을 쓰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았다고. “왜요?”하고 묻자 카자네 씨는 “다들 아이를 낳는 이유는 묻지 않으면서 낳지 않는다고 하면 이유를 묻는 건 왜일까요?” 웃으며 말한다. 그만큼 자신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임신중단에 ‘배우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죠. 가장 불안했던 건, 그게 이상하다는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점이었어요.”

 

실제로 ‘배우자 동의’란에 누가 서명을 했는지 의료기관은 특별히 확인을 하지는 않는다. “(배우자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써도 되니까 문제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 서명란이 있음으로 인해 임신중단을 하지 못하고 낳기를 강요당하다는 여성들도 있죠. 일본에 사는 여성으로서, 그건 절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사회에서 여성이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니까요.”

 

‘배우자 동의’를 폐지시키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몰랐다. 그때 #왜없어프로젝트를 만났다.(관련 기사: 후쿠다 카즈코 대표 인터뷰 https://ildaro.com/8486)

 

≪일다≫ 성 건강을 보장하는 정책, 우린 “왜 없어?”

후쿠다 가즈코 씨는 내가 지금껏 본 적 없는 ‘기구’를 차례차례 늘어놓더니, 생글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건 피임링. 질에 넣으면 호르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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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성교육 및 성 건강을 보장하는 정책을 요구하는 ‘#왜없어프로젝트’에서 특기인 영어로 번역 일을 담당하다가, 세이프 어보션과 만났다. 세이프 어보션은 ‘성과 생식에 관한 건강 및 권리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 확보’(SDGs, 유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목표5의 6)를 내세우며, ‘낙태죄’와 모체보호법 관련 조항을 폐지하고 재생산권 관점에서 임신중단을 규정할 것을 요구하며 활동해오고 있는 단체다.

 

당신의 몸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만 있는 게 아니다

 

서명 내용 중에는 “말도 없이 피임구를 제거하고는 (파트너가 임신하자) 도망 다니는 남성 애인에게 동의를 구하기 어려웠다”, “남편의 도덕적 문제와 가정폭력 때문에 동의를 구할 수 없다” 등의 절실한 경험담이 모였다.

 

세이프 어보션과 카자네 씨는 외신기자클럽에서도 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명운동을 통해 알게 된 일본에 거주하는 필리핀 여성 Riza 씨도 함께했다. Riza 씨는 일본에서 임신중단 수술을 받을 때 “남편의 서명을 받아오라”는 말을 듣고서 남편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외국 사람들에게 일본에서 여성은 성인으로 간주되지 않는 거 아니냐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어린이의 의료와 마찬가지가 아니냐고요. 먹는 임신중단약 인가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하지만, ‘배우자 동의’는 존속된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멈추고 싶습니다.”

 

가지야 카자네 씨는 지금 Riza 씨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채널명은 ‘Here in Japan’이다. ‘배우자 동의’ 문제를 비롯해 성별임금격차 등 일본의 열악한 여성인권 실태를 더 많이 세계에 전하고자 한다. 또한 일본에서 살고 있는 외국 국적의 여성들이 상담할 수 있는 메일 창구도 열 계획이다.

 

“어떤 삶의 방식이건, 어떤 경제 상태건, 여성 한 사람이 안심하고 결단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자 동의’ 조항을 폐지하고, 임신중단과 피임의 선택지를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을 사는 여성들에게는 “당신의 몸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건, 어디에 살고 있건 원하는 대로 사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며, 카자네 씨는 힘 있게 이야기를 맺었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가시와라 토키코 기자와 나가오키 사토코 님이 작성하고,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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